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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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연천 원심원사 새해 첫 새벽예불
“지장성지 통일원력으로 새아침 밝아”
#해탈의 하늘을 열다

새해 첫날의 해는 동해에서만 뜨는 게 아니다. 내륙의 깊은 산골짜기에도 불끈 주먹을 쥐듯 떠올라 어느 한 곳도 차별하지 않고 고르게 따스한 빛을 쪼여준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지옥세계에도 비치어 지장보살님의 결 고운 서원 끝이 없듯이.

새해 첫 새벽, 경기도 연천 보개산 원심원사(元深源寺) 생지장도량의 적멸보궁 위 총총 빛나는 별빛 사이로 목탁 소리가 솟아오른다. 새해의 첫 도량석이다. 잠든 만 중생을 깨우는 목탁소리. 무명번뇌의 깊은 잠에서 고통 받는 일체 중생에게 해탈의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도량석이다.

도량석 목탁은 한 곳에서 치지 않는다. 삼천대천세계를 한 걸음한 걸음으로 디디듯 경내를 돌아다니며 친다. 극락보전에서 천막법당을 지나 복원을 위한 발굴현장과 임시 종무소를 비롯한 여러 가건물을 돌며 새해의 첫 새벽이 열리고 있음을 알린다. 골짜기의 초목과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미물들에게까지 그 소식은 전해지고 원심원사 대중들도 잠을 털고 일어나 극락보전으로 모여든다. 새해의 첫 새벽예불은 도량석에 이어 애처로운 듯 장쾌하고 간절한 듯 우렁찬 종송(鐘頌)으로 시작된다.

대중은 많지 않다. 반세기 동안 인적이 끊겼던 옛 절터를 복원하려는 원심원사. 주지 세민 스님과 4명의 대중 스님이 1400년 전 심원사(당시 이름은 興林寺)를 세운 영원(靈源)조사의 공덕을 기리며 2008년 첫 새벽예불을 모시는 극락보전은 엄숙하고 장엄하다. 새롭게 모신 아미타 삼존불과 후불탱, 공덕주를 기다리는 천불과 생지장보살님의 사진이 모셔진 각단의 불보살님은 보전을 장엄하고 깊고 엄숙한 목소리로 불보살님들을 찬탄하는 스님들은 사뭇 엄숙하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찬탄하고 법계에 가득한 진리를 숭앙하고 문수 보현 관음 지장 등 4대보살을 찬탄하는 동안 촛불은 춤을 추고 영산당시 부처님께 부촉 받은 제자들의 무량한 복덕과 역대조사와 천하종사에서 일체 미진수와 온갖 선지식을 찬탄하는 동안 향은 도솔천으로 피어오른다.

#세 번의 방광과 아름다운 인연

통일 원력을 담은 도량, 원심원사의 복원불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새해 첫 새벽예불. 지난해까지 복원불사의 중요한 매듭을 다 풀었기에 이제 앞으로 나아가고 위로 오르는 일만 남았다. 원심원사는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반세기를 닫혀 있었다. 그러나 7년 전부터 복원의 움직임이 꿈틀거렸다. 보개산 원심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사찰 토지(약 250만평)를 정부로부터 되찾았고 천불전 터를 발굴조사하며 복원의 근간을 마련했던 것이다. 2005년 7월 세민 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복원 불사의 고삐는 바짝 당겨졌다. 그러나 복원불사의 첫 걸림돌은 군부대 연병장을 통과해야 절에 이를 수 는 진입로.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길 문제’는 세민스님이 사방팔방을 동분서주한 결과 해결점을 찾았다. 엉킨 실타래는 실마리를 찾는 순간부터 술술 풀리는 법. 복원불사가 불보살님의 뜻임을 암시하듯, 기이하고 아름다운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원심원사에서는 세 차례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고 그로인해 전국의 불자들이 원심원사 불사의 원력이 범상치 않다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전하고 있다. 작년 7월과 9월 그리고 10월 지장재일에 원심원사 석대암과 앞산에서 연달아 방광이 있었다. 세 번에 걸친 방광을 목격한 신도들은 1000여명이 넘는다. 그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불가사의한 광경에 환희했고 복원불사가 잘되면 통일의 길도 열릴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원심원사의 복원불사에 반가운 인연은 미얀마에서도 이어졌다. 올해 미얀마의 고승 우냐니 사라 스님으로부터 미얀마 정부가 공인하는 부처님 진신사리 3과를 기증받을 예정이다. 원심원사는 진신사리탑을 조성해 모실 계획이다.

#일체중생의 행복을 긷는 불사

무엇보다 원심원사는 올 봄 1300년 전 생지장보살상이 출현한 석대암에 지장보살상을 봉안할 계획이다. 석대암은 우리나라 지장신앙의 성지다. 현재 철원 심원사에 모셔진 지장보살상이 출현한 곳이고 수많은 지장영험설화의 무대다. 원심원사는 석대암에 높이 5m의 지장보살상을 봉안해 성지로 조성하고 전국의 불자들이 찾아와 지장보살의 가피를 입어 행복을 길어 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천막법당 자리에 대웅전을 건립하고 종루와 범종불사도 추진한다. 이 같은 불사를 위해 원심원사는 납월 8일부터 1029일 조상천도기도를 입재했다. 매주 금요일 천도기도를 올리고 7주째 되는 날은 고승대덕을 초청해 설법을 듣는 대법회를 연다. 이렇게 21회를 하고 회향하는 것이 1029일 천도기도다. 매주 금요일 직접 기도를 주관하는 주지 세민 스님은 “원심원사의 복원불사는 민족의 통일과 지장성지의 복원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며 “새해에는 조상천도의 귀한 인연과 뜻 깊은 불사에 동참하는 공덕을 함께 짓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천/글=임연태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2008-01-02 오전 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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