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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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좌담] 불서읽기 활성화 길은 없는가?
본사에서 불서 읽기 활성화 길은 없는가의 주제로 열린 특별 좌담

참석자: 윤창화(불교출판문화협회 부회장)
이병두(칼럼니스트)
최승천(조계종 출판사 편집부장)
이규만(불교시대사 영업부장)
진행: 임연태(본지편집부국장)

책 읽는 인구의 감소 추세가 가파르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 ‘책 속에 길이 있다’ 등의 독서권장 문구도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영상매체와 인터넷, 휴대폰에 맞춰진 생활양식이 책 읽는 시간과 문화를 축소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 양산된다 해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헛수고에 불과하다. 반대로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좋은 책이 없으면 사회의 지식수준은 고양될 수 없다. 좋은 책과 독서인구가 함께 늘어날 때 그 사회의 교양과 지식 탄탄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각 분야에서 양질의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한 해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열 사람 중 네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불서 전문 출판사들은 한 해 유통되는 불서는 최대 400만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한 해 동안 한 권 이상의 불서를 읽는 불자는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 분야 전문가들도 한 해 동안 열 사람 가운데 네 사람 정도는 불서를 한 권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한다. 불서를 읽는 다는 것. 그것은 책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불자로서의 교양을 쌓는다는 지극히 평범한 신행활동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불서 읽기의 활성화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불교계 출판 현장을 지키는 전문가들을 통해 불서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독서문화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불서읽기 활성화의 길을 모색해 봤다.

임연태: 금년 현대불교는 ‘지금 읽는 불서 한 권, 성불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불서 읽기 지상 캠페인을 전개하려 합니다. 캠페인 지면에서는 ‘불서를 만드는 사람들’ 코너 등을 신설해 불서의 생산 현장을 소개하는 등 불교계 출판 시장의 하드웨어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또 사찰 도서관 운영 권장, 불서읽기 모임의 조직 및 선공사례 소개 등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한 기획과 군부대, 사찰 도서관 등에 불서 나누기 운동도 전개할 예정입니다.

윤창화 불교출판문화협회 부회장
윤창화: 불서 읽기를 주제로 캠페인을 전개 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불자 개인의 교양과 지식의 증장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포교 혹은 불교계의 전반적인 수준 함양을 위해서도 필요한 운동이라고 봅니다. 불교계에는 불서전문 출판사들도 많고 불교출판문화협회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 캠페인에 극적으로 협조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랍니다.

임연태: 우선 무엇을 불서(佛書)라 하면 좋겠는가? 그 정의를 먼저 짚어 보는 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최승천: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접 전해주거나 간접적이지만 그 사상이 담긴 모든 종류의 서적을 불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경전, 경전해설서, 학술서, 신행수기, 에세이, 문화유산 관련 서적 등을 포함해 넓은 의미로 폭넓게 봐야할 것이다.

윤창화: 그렇습니다. 부처님의 정신과 불교의 이념을 담은 내용이라면 소설이나 시 등 문예물도 포함 될 수 있고 전기나 각종 총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식의 출판물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가급적 넓은 범주에서 불서의 개념을 정립할수록 좋다고 봅니다.

이병두: 영화의 예를 잠깐 들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영화에서 부처님 이야기가 한마디 없어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간접적으로 녹아있는) 여러 영화를 불교영화의 범주에 넣고자 합니다. 불서의 범위와 의미도 확장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임연태: 하지만 지나치게 법위를 확장할 경우 자의적 해석에 따른 이견도 나올 수 있을 것이고 불서와 비불서의 경계가 모호한데서 발생하는 오해도 다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서점에서 불서를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것입니까?

이규만 불교시대사 영업부장
이규만: 서점에서 불서와 비불서를 나누는 기준은 출간한 출판사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출판사에서 발간된 서적은 스님이 썼더라도 불교서적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서점에서 출판사의 브랜드 가치와 판매량을 기준으로 책을 분류하는 것은 판매현황에 기준을 두기 때문입니다.

임연태: 출판사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닐까요?

이규만: 물론 그렇습니다. 출판사의 영업력도 무관치는 않다고 봐야 합니다. 홍보와 마케팅 등이 일반 출판사에 비해 약한 불교전문 출판사들의 현실적 고충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병두: 불교서적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았더라도 실제 팔렸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왕이면 좋은 불서가 불교전문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이 좋겠지요.

윤창화: 스님들이 대체적으로 불교출판사보다는 일반 출판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교출판사의 전반적인 능력이 메이저급 일반 출판사보다 못한 것도 자성의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최승천: 예를 들어, 지광 스님의 <정진>이 능인선원 출판부에서 나왔다면 지금의 (베스트셀러) 결과가 나왔겠는가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랜덤하우스라는 거대한 출판사에서 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도 어필이 된 것입니다. 출판사가 갖는 제작의 전문성과 홍보력과 영업력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병두: 불교계 출판사는 대체적으로 열악하다고 하지만, 조계종 출판사의 경우 일반 대형출판사의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았습니까? 조계종 출판사를 비롯해 불교계 출판사들은 새로운 기획물 등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도 사실이 아닌지요?

최승천 조계종 출판사 편집부장
최승천: 조계종 출판사는 종단이 운영한다는 상징성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출판본연의 기능을 확충하고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창화: 스님들의 책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심한 경우, 책은 볼 필요 없고 수행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책은 독약이다’라고 표현하는 풍토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승천: 그것은 선종에 대한 왜곡된 가르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교입선(捨敎入禪)’은 원래 교리를 바탕으로 선 공부를 하라는 것인데 이것이 교를 무시하라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교양대학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양대학을 다니는 불자들은 강의를 들으면서 불교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생겨 불서를 사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양대학 때문에 그나마 불서의 독자층이 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병두: 정확한 통계는 없을 것이고 미루어 짐작하건대, 스님들의 경우 책 읽기를 권하는 분들이 전체의 10% 미만일 것 같습니다. 읽으라고 권하는 분들 중 다수도 책 추천에 높은 안목을 가졌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요. 교리에 대한 이해의 수준과 신행 근기에 따라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스님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포교원, 학자그룹, 출판 관계자 등이 함께 참여해 ‘불서추천 가이드 북’을 정기적으로 만들어 내는 일도 필요합니다.

윤창화: 그런 작업이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하려고 한다면, 크게 어려운 문제도 아닐 것입니다. 개인의 수준에 맞춰 초ㆍ중ㆍ고급 등 등급별로 3~5권 정도씩만 추천해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규만: 많은 불자들은(특히 처음 입문한 경우) 불교가 너무 방대하다 보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문제는 그런 시기에 좋은 독서지도가 따라 주지 않으면 기복신앙으로 휩쓸리거나 ‘불교는 역시 어려워’하고 돌아서 버린다는 겁니다. 기독교의 경우 목사님들이 책을 들고 설교를 합니다. 하지만 불교계에서는 책 들고 법문 하는 스님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책 읽기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임연태: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고, 수행에도 철저한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책읽기를 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서의 소비에 있어서 사찰에 관계된 서점과 일반서점 판매 비율을 비교할 수 있습니까?

이규만: 물론 있습니다만, 그리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영업현장에서 볼 때는 5:5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병두 칼럼니스트
이병두: 사찰에서는 법보시로 다량의 책을 소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 판매인데 영업적인 측면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독서인구의 측면에서 통계에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보시가 출판사를 어렵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절에서 공짜로 나눠 준 책을 잘 읽지 않는 풍도가 있고 양질의 불서 생산에 반하는 독특한 관습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병두: 그리고 학자, 스님, 군법사, 종무원 등 불교계에서 직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불교 책을 돈 주고 사서 읽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들은 공짜로 받아보겠다는 생각이 팽배해있습니다. 이런 풍토에도 자성의 여지가 있습니다. 군부대 등에 책 보내기 운동을 하는 경우도 책에 대한 인식을 가볍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이규만: 캠페인에 의해 무료로 배급되는 책들은 귀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봐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어떤 형태로든 책이 읽히는 것은 좋지만 대가없이 유통되는 책이 많을수록 출판시장은 어려워집니다. 일부 언론사나 신행단체 등이 출판사에 반품된 책을 달라고 요청하는데, 반품서적도 엄연히 출판사 재산입니다. 책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상으로 유통되는 책의 양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윤창화: 불서의 가치를 높이는 것, 불서를 귀하게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불서라면 일반 교양서적과 다른 면이 있으니까요. 최근 2~3년 사이 불교문화에 관한 책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반면에 함량미달의 서적도 많습니다. 주로 에세이들이 수준이 떨어진다고 보는데요, 문학적 수준도 모자라고 교리적으로도 수준미달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승천: 스님들의 법문집 혹은 에세이들에 문제가 있습니다.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고, 자기표현이 과하다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법문집을 내더라도 충분히 점검을 해서 내야합니다. 자기 욕심만 갖고(이름 내기 차원에서?) 법문집이나 수필류를 출간하는 풍토가 전체 불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은 어제 오늘의 얘기도 아닙니다.

이병두: 대형서점에서 불서가 구석으로 몰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임연태: 한 해를 기준으로 불서는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 유통되고 생산되는 양은 어느 정도 될지 알아보는 게 필요하겠군요. 유통구조에 문제는 없을까요?

이규만: 불서의 유통에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불교시대사의 경우 도매서점 3곳, 지방서점 100여 곳을 직거래합니다. 나머지 부분들은 도매점에서 담당하므로 유통 공백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업전담사원을 둘 수 없는 출판사도 총판이나 도매점과의 거래를 통해 해결합니다.

최승천: 배본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의 어느 서점에서 불서를 찾는 독자가 있다면, 서점에서 출판사 혹은 총판으로 주문을 합니다. 때문에 책을 못 구해서 못 보는 일은 없습니다. 책값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독자에게는 읽고 싶은 좋은 책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병두: 많은 사람들이 도서정보를 주로 언론에서 접하는데, 불서의 홍보 부분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요일간지와 공중파 프로그램, 교계신문 등 언론매체를 이용한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윤창화: 수년전 민족사와 운주사가 함께 불서의 생산량을 따져 본 적이 있습니다. 신간은 250~300여종, 그중에는 100만부에 이르는 베스트셀러도 있지만 드문 경우입니다. 평균 종당 4천권으로 잡고 후하게 계산해 볼 때 신간은 1년에 120만권정도 됩니다. 구간도서 중에 유통ㆍ판매되고 있는 것이 1500종 된다고 보면 부수로는 130만권쯤 될 것입니다. 여기에 법보시를 합해봐야 전부 400만권이 못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추산입니다. 금액으로는 불교계 출판시장은 300억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정부통계는 불자 인구를 1200만 명이라 합니다. 1200만에는 모든 세대가 함께 포함됩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본다면 불자가정은 3백만 쯤 됩니다. 1가구당 어른을 2명으로 한다면 600만 명이 불서의 잠재독자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400만권의 불서가 유통되고 있다는 계산에 맞춰볼 때 불자들의 1인당 독서량은 한 해 0.6권정도 밖에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결국 불자들은 1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임연태: 좋은 불서를 생산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겠습니까?

윤창화: 좋은 책을 만들자면 필자, 출판사, 독자 이 세 가지가 일치돼야 합니다. 우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필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독자도 형성됩니다. 좋은 상품이 있으면 시장이 개척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출판사도 좋은 편집과 기획으로 도서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독자는 좋은 도서를 구매해주고 남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불교 서적에 대한 독자의 수준이 낮다고 봅니다. 좋은 도서가 나와도 구분을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병두: 앞에서 언급했듯이 불자들에게 독서 안내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규만: 불서의 제작 형태를 볼 때, 불자들을 위해서만 기획되고 집필하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불교 밖의 사람을 위한 기획출판도 필요합니다.

최승천: 저도 좋은 불서 생산을 위한 열쇠는 기획출판에 있다고 봅니다. 원고를 받아서 쉽게 출판하던 시기는 지났습니다. 좋은 필자를 발굴하고 테마를 개발해야 합니다. 덧붙여 편집과 디자인에 대한 획기적인 시도가 따라야 대중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좋은 불서가 나올 수 있습니다. 훌륭한 필자를 발굴하기 위해 민족사가 필자를 공모한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고 봅니다.

이병두: 일반 출판사들의 경우 책을 하나 내는 데 2년여의 기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런 책들은 읽다보면 그 노력이 보이거든요. 시간과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번역서를 보면 대형서점과 출판사에서 선점해서 영세한 불교계 출판까지 차례가 안 오지 않습니까? 눈을 조금만 돌리면 미국 외에 동남아, 인도 등에도 좋은 책이 많습니다. 또 삼성증권 우승택씨처럼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불자들을 필자로 선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임연태: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의 점검도 중요하지만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사찰이라는 공간만큼 불자들에게 책을 읽게 하기 쉬운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도서관 형태가 아니더라도 사찰에 적어도 도서실 정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찰이 불서읽기 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창화: 불자들에게 스님들의 말씀 하나하나가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인들의 백 마디가 스님은 한마디만 못하다고 할 정도지요.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독서를 권장하고 소개해야 합니다. 스님들이 독서를 권장하는 것은 출판사를 돕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신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불서읽기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최승천: 현재의 독서 풍토라면 사찰 도서관이 활성화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포교당 등에서는 소규모 도서실이라도 운영해야 할 것이고 소위 ‘관광사찰’에서 도서관을 운영한다면 관람료를 내고 입장하는 관광객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를 통해 불서가 얼마나 많고 좋은가를 알릴 수도 있을 겁니다.

임연태: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서점들이 있는데 불교코너는 정말 보잘것없습니다. 반면에 불교전문 서점이 있지만 영세합니다.

최승천: 서점은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매대를 사고파는 실정에서 무작정 불서를 위한 공간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지요. 차라리 인터넷 서점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 24의 1년 매출은 1620억, 인터파크는 1350억, 알라딘 800억이다. 온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의 매출은 3297억으로 온라인 3대 서점 매출을 합한 것보다 적습니다. 결국 방법은 인터넷 서점에 대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예스24의 종교코너에서 ‘불교출판명가 베스트전’등이 그 개척의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병두: 잘 팔리는 책이라면 알아서 좋은 자리에 공간을 넓게 해줄 것입니다. 동남아국가들에서는 불교서적 코너가 아주 넓습니다. 다종교인 그곳에서 불교도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규만: 불서는 신간종교서적 전체의 10%가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 판매량도 적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동남아, 일본, 우리나라는 종교 성향이 다릅니다. 다른나라에서는 불서를 읽는 타종교인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배타성이 강한 개신교의 경우 불서를 금기하다시피 합니다.

임연태: 불자가정에 ‘108권장서 갖기 운동’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불서읽기 운동을 위해서는 종단이나 단체의 도움도 절실할 것입니다.

윤창화: 우선 불서를 읽는다는 것을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단지 책을 읽는다는 정도라면 종단이 나설 필요가 없겠습니다. 하지만 불서를 읽는다는 것은 책을 통해 불교를 알고, 불교교리의 이해를 높이자는 뜻 아니겠습니까? 종단이나 스님들이 단순히 책을 읽자는 것이 아니라 포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우선은 기초교리 수준도 이해 못하는 다수의 불자층의 교양을 위해 캠페인이 전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승천: 불서읽기운동을 한다면 과연 어떤 책을 읽겠는가의 문제도 중요합니다. 검증된 책을 말하라면 불출협에서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불서 10’에 오른 책 등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 책들을 선정해 독후감 응모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규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도 좋지만 어른들 생각을 바꾸기가 어렵다보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이병두: 그 쪽이 중요하지만 정말 책이 없다는 문제가 대두됩니다.

이규만: 그렇습니다. 책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포교차원이라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옳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어린이를 위한 성경 등 어린이를 위한 책들이 체계적으로 완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불교에는 그것이 미흡하므로 이를 해소할 길을 하루 속히 찾아야 합니다.

임연태: 조계종이 올 해부터 불교출판 문화상을 제정해 시상한다고 합니다. 또 불전시회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본지가 전개해 나갈 캠페인과 함께 출판과 독서 시장이 탄력을 받고 불자들이 불서 읽기를 생활화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조동섭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7-12-31 오전 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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