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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봉사가 아닙니다. 자신의 직업을 아이들에게 소개해주세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독특한 봉사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바로 ‘셰어윌(Share will)’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나누다’라는 뜻을 가진 ‘셰어(share)’와 ‘의지’라는 뜻을 가진 ‘윌(will)’의 합성어다.
이 셰어윌 프로그램의 발대식이 12월 26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교육실에서 있었다.
이날 발대식에는 셰어윌에 참여할 뜻을 밝힌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정념 스님, 명호근 전 쌍용부회장, 동아방송예술대 김상준 교수, 서울대 우희종 교수 등의 운영위원단과 사회복지시설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기금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셰어윌 프로그램의 주체는 크게 두 집단. 자원봉사자 집단인 직업을 가진 어른과 수혜자인 저소득 및 일반 청소년이다. 먼저 직업을 가진 어른들은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평소 좋은 일을 하고 싶었으나 봉사활동할 시간이 없어 고민인 어른들에게 특히 안성맞춤인 셈. 따로 시간을 내어 어딘가를 방문하지 않아도 자신의 직장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운영위원회에 스님ㆍ기업인ㆍ교수 등의 직업군이 포함된 15명의 운영위원회가 꾸려져 봉사활동을 이끌게 된다.
수혜자인 청소년의 경우 저소득층 청소년이 주 이용대상이지만 일반청소년도 이용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의 경우, 좀 더 재미있게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홈페이지(www.sharewill.co.kr)에서 직접 경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 체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매 포인트가 필요한데 저소득 청소년들은 포인트를 지급받고 일반청소년들은 구입해야 한다. 이 때 발생된 비용은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소원들어주기 기금마련으로 조성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홈페이지에서 청소년들의 커뮤니티 조성, 직업 적성평가 등도 추후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박찬정 부장은 “물질을 지급하는 형태의 복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정보에서 점점 소외돼가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02)723-5101
한편 이날 발대식에서는 동아방송예술대학 김상준 교수의 낭독으로 ‘셰어윌 운동’ 선언문이 낭독되기도 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셰어윌(Share will) 운동 선언문>
우리사회는 급격한 개방과 세계화의 영향으로 고학력, 고전문, 고기능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실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위층으로 상승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상대적 소외계층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1998년 IMF때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대부분이 무학력, 초등학교 졸업자들 이었고 가정적으로는 고아,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에서 어렵게 성장한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일입니다.
빈곤층의 자녀들은 빈곤에서 탈출 할 수 있는 교육이나 다양한 경험을 제한받게 되고, 결국 성장해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게 되므로서 빈곤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대물림 되는 것입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우리나라 최상위 10% 소득계층의 월평균 자녀 보충교육비 (과외비)는 31만 6218원으로 최하위 10%는 3만 1040원의 10배가 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사교육과 과외의 수준이 학교 공교육을 넘어서는 현실에서 감수성이 민감한 청소년기에 있는 빈곤아동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괴리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이로 인해 빈곤가정의 아동들은 미래한 대한 희망과 용기를 잃고 자포자기 하거나 체념을 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며, 결국 이러한 매커니즘이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정상화, 다양한 지원정책, 사회적 안전망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상처받은 심성을 회복시키고,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
‘유지사자경성(有志者事竟成)’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목표와 희망이 있다면 의지가 생기고, 의지가 생기면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셰어윌 운동은 빈곤가정의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꿈, 인생의 좌표를 설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내가 아닌 함께'' 라는 자세로, 자신의 자식을 위해 열정을 쏟는 만큼 남의 아이도 내 아이들처럼 생각하고 지원해보자는 운동입니다.
앞으로 이 운동을 통해 소외계층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스스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낼 수 있는 의지와 더욱 넓은 세상에서 꿈과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서원을 세우고 동참 할 것을 선언합니다.
2007년 12월 26일 셰어윌 운동
운영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