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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소임 살던 한 스님의 장기기증 사연이 알려져 매서운 겨울 추위에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12월 20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생면부지의 한 젊은이에게 신장 하나를 떼어 준 이는 일휴 스님. 현재 서산 부석사에서 부전 소임을 맡고 있다.
“입적하신 법장 스님(前 조계종 총무원장)과 주경 스님(부석사 주지)의 생명존중과 나눔의 가르침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한사코 자신을 밝히기를 꺼려했던 스님의 선행은 한 신도의 제보로 알려졌다.
“법장 스님의 ‘중생들의 모든 나쁜 것은 내 걸망에 담고, 내 걸망에 담긴 좋은 것은 나눠준다’는 말씀에 감화 받고, 주경 스님이 항상 강조하는 나눔을 실천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왔다”고 스님은 말했다.
일휴 스님은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오래 전 전체장기기증을 서약했다. 장기기증 서약 이후 약속 지킬 날만 기다리던 스님은 참다못해 올해 3월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 계속된 조직검사에 몸은 지쳤어도 좋은 인연을 만나기를 간절히 원했던 스님의 발원이 전해진 것일까. 스님의 신장을 기증받을 환자가 나타났다.
“내 법명 일휴(日休)는 날마다 쉬는 스님이 되라는 뜻입니다. 쉬면 모든 것이 무(無)이고 그것은 곧 무소유를 뜻합니다. 가진 것어 텅 비우면 편안해집니다”라는 스님은 “모두가 상(相)을 내지 않고 마음(心)으로 돌아가면 세상이 편안할 것”이라고 자비의 이어지길 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