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 이하 종평위)는 12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 종교시설 투표소설치에 관한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종평위가 이와 같은 공문을 발송한 것은 12월 19일 있었던 제17대 대통령 대선을 통해 지적된 종교시설투표소 설치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사실 이 문제는 매 선거가 치러질 때 마다 반복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종평위가 현재 중앙선관위에 중점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항은 총 3가지로 ▲특정 종교시설투표소 설치 선정기준 과정 공개 및 투명한 선정ㆍ운영 ▲특정종교에 편중ㆍ편향되지 않도록 종교간 형평성에 맞는 투표소 설치 ▲총선과 제17대 대선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특정종교의 직ㆍ간접적 선교행위 대책 강구 및 대비책 마련 등이다.

종평위는 한편, 이 공문을 통해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소설치 현황조사에 따른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논평’도 함께 발송했다.

종평위 현황파악 자료에 따르면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이용된 투표소는 모두 1만3178곳으로 이중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 시설은 총 1160곳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투표소 8.8%에 달하는 수치로서 대략 10곳 중 한 곳은 종교시설이 이용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공공기관 시설이 잘 갖춰진 대도시의 종교시설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경우 2210곳의 투표소 중 511곳이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로 전체 23.1%에 해당한다. 또한 인천은 76곳으로 12.7%, 부산은 116곳으로 13.6%에 이른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종교시설투표소의 92.2%에 해당되는 1056곳이 개신교 관련시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불교는 0.3%(3곳), 가톨릭은 8.7%(101곳)로 나타났다.

종평위 관계자는 “종교시설에 아예 투표소를 설치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종교간 형평성에 맞게 고려한 지역적 안배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공문을 발송하게 됐다”면서 “특정 종교에 편향된 투표소 설치는 특정 종교의 선교활동으로 이어지므로 앞으로도 이 문제를 주시,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소설치 현황조사에 따른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논평’ 전문.

<제17대 대통령선거 투표소설치 현황조사에 따른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논평’>

2007년 12월 19일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선출한 소중한 날이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권리의무의 행사이자 민주주의의 요체인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치루어졌다. 그러나 금번 대선에 있어 이제는 특정 종교시설을 투표장소로 선정하고 이용함으로써 일반적으로 편중된 “특정종교의 투표장소 선정과 지정된 투표장소의 선교행위”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으며, 심지어 고질인 문제가 되었고 시정되기는 고사하고 더 늘어나게 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전국의 투표소 설치장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함으로써 매번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특정종교의 “투표소의 선정과 선교행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특정종교단체에 편중된 투표장소 사용을 바로 잡고자 하였다. 조사결과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이용된 투표소는 모두 13,178곳으로 이중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 시설은 총1,160곳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투표소 8.8%에 해당하는 수치로서 대략 10곳 중 한 곳은 종교시설로 이용된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원칙에 벗어난 투표소 장소 선정의 문제이다.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제147조 (투표소의 설치) “투표소 설치”관련 내용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관공서 기타 공공기관 또는 공공단체의 사무소나 공회당에 우선적으로 투표소를 설치할 것에 대해 명기하고 있다. 그 외 부득이한 상황 시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서울의 경우 2,210곳의 투표소 중 511곳이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로써 전체 23.1%에 해당한다. 또한 인천은 76곳으로 12.7%, 부산은 116곳으로 13.6%에 해당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종교시설을 투표소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원은 7곳으로 1.1%, 제주는 1곳으로 0.4% 이며 이외 나머지 지역은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의 비율이 평균 6%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종교시설을 투표소로 이용하는 비율은 오히려 공공기관의 제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도시의 경우가 그러하지 못한 지역에 비해 더욱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투표소 설치에 대한 원칙이 존재함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러한 원칙을 벗어난 행정처리가 “투표장의 선교행위”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종교시설을 이용한 전국의 투표소 1,160(1,087)곳 중 92.2%(89.6%)에 해당하는 1.056(974)곳이 “기독교” 관련시설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불교의 경우 3(9)곳으로 0.3%(0.8%)로 오히려 5·31 지방선거 때 보다 줄었으며, 천주교 101(88)곳으로 8.7%(8.0%)로 0.7%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가 특정종교의 관련시설에 집중되어 설치 된 것 또한 매년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투표장의 선교행위”의 문제를 불러올 수밖에 없도록 하는 요소 중에 하나라고 판단한다. ※( )의 수치는 06년 5.31 제4회 지방선거 종교시설 투표소현황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특정종교 투표소에서 선교행위를 목적으로 제작되어진 유인물(전단지)과 음료수 등을 나눠주며 특정 종교안내 등의 홍보는 물론 대형 현수막을 통한 선교행위 등 선거에 참가하여 투표권을 행사하고자하는 시민과 국민들에게 투표참여와 투표목적 이외의 역할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의 제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도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지역에 비해 선거 투표소 위치 선정에 있어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비율이 배가 넘고 있는 실정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소 설치에 대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 명백한 법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원칙이 지쳐지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투표소로 이용되고 있는 종교시설이 특정종교 시설에 집중되어 있는 것 역시 “투표소의 선교행위”의 문제가 매년 반복적으로 되풀이됨으로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전국 투표소 중 종교시설을 이용한 투표소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부득이한 상황이 존재하였음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대도시의 종교시설 사용에 대하여는 더욱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이다. 만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스스로가 종교시설을 투표소로 이용하는 부분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금이라도 투표소 설치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이에 따른 투표소 장소 선정에 대한 재조정을 촉구하며 본 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는 바이다. 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 종교시설에 투표소 설치 선정기준과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투명한 선정과 운영을 해야 한다. 一. 본 위원회는 특정종교시설의 투표소설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에 입각하여 특정종교에 편중되고 편향되지 않으며, 종교간 형평성에 맞도록 배려하여 투표소를 설치하여야 한다. 一. 지난 선거와 17대 대선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특정종교의 우회적이고 직·간접적 선교행위에 대하여 다음 선거시에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대비책을 발표하여야 한다. 2007년 12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공동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