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큰 상처가 긁고 지나간 자리는 돌아보기 싫은 법이다. 상처의 흉터가 보이면 아픔이 기억나고 슬픔의 감정으로 힘이 빠진다. 봉사라는 좋은 일에 자신의 마음을 붓고 시간을 투자했지만 실망만 안겨 준 사건이 있었다.
올해 10월 경 부산 민들레 밥집에서 활동하던 두타 스님의 이중생활이 언론에 폭로됐다. 많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실의에 빠졌으며 민들레 노인무료급식소는 존폐위기를 겪었다. 10월 16일 부산불교연합회(회장 대성)는 민들레 밥집을 급히 인수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급식을 지속적으로 펼치기 위해서였다. 어르신들이 그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겪어선 안 된다는 단호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상처를 딛고 일어서 소망을 품은 희망의 현장으로 되살아 난 것이다. 12월 5일 새롭게 출발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직동 민들레 자비원을 찾았다.
봉사자들의 활기찬 웃음과 정성은 차가운 겨울 굳어있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밝게 바꾸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천천히 식사하시고 도시락도 나중에 챙겨가세요. 국 못 드시는 할머니 자~자 이거 천천히 받으세요”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의 손을 잡으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두타 스님의 일로 인해 우리가 동요하고 봉사를 쉴 이유는 없다고 생각 했어요. 식사를 챙겨드리며 어르신들의 얼굴을 생각하고 나오는 거죠. 다른 이유는 필요 없잖아요.”
2006년 2월부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황귀자(46세ㆍ사직동)님의 말이다. “어르신들이 몸이 약하셔서 행주, 그릇, 식기 일체를 매일 삶고 청결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침 저녁 도시락을 싸드리고 거동을 못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배달을 한답니다.” 오직 소외받는 이웃만을 생각한 봉사자들의 순수한 마음이 일궈낸 결실이다.
현재 민들레 밥집은 (사)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직영 민들레 자비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 12월 10일 부산불교연합회는 후원자 모집 및 무료급식소 운영비를 위해 일일 찻집을 열고 발대식도 개최했다. 이날 민들레 자비원 봉사자 50여명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격려하며 참가자들에게 많은 동참을 권유했다.
앞으로 민들레 자비원은 봉사의 손길을 늘려 방학 기간 동안 급식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및 어린이들을 위해 급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나쁜 여론으로 인해 타격을 받아 줄어든 후원금을 모금하고 정기적인 후원자 발굴 및 봉사자들을 모집 할 계획이다.
현재 후원금은 두타 스님 사건 이후 약 400만원에서 100만여 원 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재정의 투명성을 강조하여 부산불교연합회는 매달 두 차례씩 민들레 자비원 다음 공식카페 (cafe.daum.net/lovedandelion)에 지출 내역 및 후원금을 공개하고 있다. 부산불교연합회는 정기적으로 모금 운동을 해 줄 후원자ㆍ봉사자 및 부식거리를 지원해줄 동참자를 찾고 있다. (051)867-05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