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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주지 명진)가 12월 6일 보우당에서 신도회 정기총회를 열고 사찰 재정 내역과 신도회 조직개편안을 공개했다.
봉은사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세입은 일반회계 86억3363만원과 특별회계 9억8457만원을 더한 96억1820만원이며, 지출은 85억5729만원이다.
일반회계 세입 내역을 살펴보면 불공수입이 49억167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초파일 수입 11억210만원, 불전함 수입 10억9900만원, 사업수익 6억9000만원, 교육연수수입 1억9800만원 순이었다.
세출의 경우 인건비가 19억719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관리 운영비 18억7600만원, 포교 및 신행단체 지원비 14억5400만원, 조계종 총무원에 내는 사찰분담금 9억원, 시설비품관리비 5억13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명진 스님은 “올 한해 불교계는 참으로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사건으로 얼룩졌다”며 “하지만 진정 부끄러움을 안다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찰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뜻에서 재정을 공개하게 됐다”고 공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스님은 “원래 내년 한 해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부터 재정공개를 하려 했으나, 올 한해 상처받은 불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며 “내년 한 해 동안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재정공개가 원활히 안착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봉은사는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재정 명세를 공개하는 한편, 불전함에서 시줏돈을 회수하는 일에 회계부서의 스님과 자원봉사 신도가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또한 사찰에서 스님들에게 관행적으로 주던 객비도 앞으로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봉은사는 신도회의 기간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새 신도로 가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3개월 간의 기본교육을 받은 후 신도회에 소속되도록 했다. 신도회는 신도조직을 이루는 근간인 법륜을 중심으로 상위 조직인 연등과 5개 연등이 모인 봉은을 구성하고, 이를 지역 및 기능별로 운영해 효율성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단위조직인 법륜과 연등의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신도회 소속감을 고취하고 봉사인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봉은사는 기대하고 있다. 신도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회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