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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세계화에 앞장서 온 무진 스님(스위스 법계사)이 외국인 스님으로는 처음으로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조계종 포교원이 선정하는 포교대상 원력상을 수상한 무진 스님은 12월 5일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4일 입국했다.
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한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에 큰 감동을 받아 출가를 결심했다. 1976년 스리랑카 스리난다라마야사에서 아난다마이크리아 스님을 은사로 사미니계를 수지했고 이곳에서 원명 스님을 만나 한국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1983년 한국을 찾은 스님은 1984년 석남사에서 인홍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한 후 한국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1987년 강화도에 연등국제불교회관을 건립했다.
“회관 건립 초기에는 재정적으로 너무 어려워 법당청소부터 재정관리, 운영까지 모두 혼자 힘으로 해내야 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수제비나 라면을 끓여 먹어야 하는 힘든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첫 불교영어강좌에 60여 명이나 등록하는 등 불자들의 큰 관심과 호응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1997년까지 연등국제불교회관에서 불교영어강좌와 참선, 다도 등을 강의했고, 서울국제부인회 등에서 한국불교 알리기에 나섰다. 88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는 국제포교사 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제포교사양성 교재를 제작하고 교육과정을 만들어 제1기 국제포교사를 배출했다. 1991~1996년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현지인들을 위한 수련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힘쓰던 스님은 2005년 무대를 스위스로 옮겼다. 스위스에 한국 절 법계사를 건립하고 지금껏 한국인 교포와 현지인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법계사는 매우 작은 절입니다. 하지만 법계사를 찾는 교포들과 스위스인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려는 열정이 매우 뜨겁습니다.”
올해는 비로자나국제선원의 자우 스님과 함께 제네바와 라사라성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해 한국불교와 한국문화를 스위스에 알리기도 했다. 이 밖에 2004년부터는 싱가포르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위한 상담도 펼치고 있다. 전 세계를 누비며 ‘포교’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이지만, 정작 스님은 포교를 뜻하는 ‘propagation’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영어 ‘propagation’에는 ‘나는 옳고 너는 옳지 않다’는 뜻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저는 다만 세계인들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누고(share)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한 어디든 찾아가 불법(佛法)을 나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