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들의 불교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불교계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전통사찰 중첩규제에 대해서는 후보들 대부분이 규제를 일원화하거나 완화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10ㆍ27법난’에 대해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특별법 제정 및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불교계 정책 공약을 내놓지 않은 후보들도 토론회 등에서 불교계가 제안하는 공약 대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불교축제 지원, 불교문화재 보호와 불교문화컨텐츠 활용 등을 약속했다. 최근 불교계와 정부의 줄다리기가 계속되어 온 ‘문화재관람료 징수’에 대해서는 후보들 별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반면, ‘수목장’ 문제에 대한 공약을 찾아보기 힘들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내년 5월 실시되면 기존에 수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찰의 시설이 불법(不法)으로 규정되는 중요 사안임에도, 대선후보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불교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종교적 편향성’에 대해서는 정동영 후보만 ‘종교 편향과 근절을 위한 법제화’를 공약으로 발표했고, 이명박 후보는 공약 대신 “대통령이 되면 종교적인 편향은 없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주요 이슈별로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본다.

● 전통사찰 중첩규제 및 수행환경 보전
전통사찰이 중첩규제에 묶여 증ㆍ개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불교계는 ‘전통사찰 관련 국가법령개정추진위원회’를 올해 초 발족하고 중첩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이명박 후보는 불교관련 각종 규제법을 ‘전통사찰 보존법’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공약을 발표했고 문국현 후보도 전통사찰 보존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규제의 형식을 간소화하되, 사찰의 본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10ㆍ27 법난 특별법 제정
10월 25일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10ㆍ27 법난’에 대해 신군부가 자행한 인권탄압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불교계와 정치권은 ‘10ㆍ27 법난 특별법’ 제정에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 후보는 ‘10ㆍ27법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윤원호 의원은 11월 24일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을 위한 ‘10ㆍ27 법난 특별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 문화재관람료 문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은 문제이고 문화유산관리 및 예산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고 불교계와 정부의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후보는 등산로 이용권과 문화재관람료를 분리 징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불교계와의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 불교문화재 및 문화축제 지원
그 어느 때보다 불교문화재 예산 확보 및 지원 대책 공약이 다양하게 발표됐다. 또한 정동영, 이명박 두 후보 모두 연등축제를 국가 전통문화축제로 지정ㆍ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후보는 문화재청에 ‘불교문화재과’를 신설하고 ▲불교문화재와 국립공원 권역별 보전 ▲전통사찰 종합방재시스템 구축 ▲불교문화재의 불교성보박물관 관리 ▲경주 황룡사, 익산 미륵사 복원 ▲한반도 문화재보호재단 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명박 후보는 ▲북한 문화재 조사 및 복원사업 ▲권역별 불교문화권 개발 ▲해외반출문화유산 반환추진 ▲문화재위원 불교계인사 비중 확대 ▲폐사지 관리 및 복원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국현 후보는 문화재 예산을 1.5%까지 증액하고 문화재의 권역별 보호, 산림체험 등을 연계한 템플스테이 활성화, 문화정책에 불교계 인사 참여 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