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승가회는 성명서를 통해 “교단자정센터에서 밝힌 ‘불교개혁운동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마라’의 성명을 보며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며 “조계사 신도와 절박함의 상징인 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등 ‘야합’으로 내몰릴 비열한 행위를 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실천승가회는 “조계사 인사 문제 등 현하 상황에 대해서는 분명 본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27일 회의를 통해 그간의 과정을 비교적 소상히 확인하고 회원들의 동의 과정 없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견지한 스님들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권고사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천승가회는 또한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겠가”며 “비단 이번 일이 아니라 개혁의 정신을 곧추세우지 못한 그동안의 허물을 경책하고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우리는 조계사 신도와 노현 스님의 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바 없습니다
- 교단자정센터 성명에 대한 본 회 입장 - |
우리는 28일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에서 밝힌 “불교개혁운동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마라” 제하의 성명을 보며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뒷거래, 정치적 야합, 승가개혁정신에 명맥을 끊는”그리고 동절기 천막 속에 농성하고 있는 조계사 신도들과 단식 정진했던 스님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극언 앞에 사실과 진위 여부를 떠나 차마 얼굴조차 들 수가 없습니다. 전국에서 수행과 포교에 진력하는 회원스님들과 캄보디아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 이유여하를 떠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조계사 인사 문제 등 현하 상황에 대해서 본 회는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우리는 27일 회의를 통해 그간의 과정을 비교적 소상히 확인하고 회원들의 동의 과정 없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견지한 스님들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권고 사직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종단과의 극단적인 대립을 피하고 모범적으로 운영되어온 조계사의 사찰 운영을 보존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과 개인적 결단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 종도들의 동의를 모아내지 못한 점과 근본도량 수국사의 문제를 본회의 동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 등에 대한 질책과 참회의 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문제를 조직의 일부 인사가 간여한 문제 정도로 치부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습니다. 또한 종책모임 ‘무차회’와의 관계를 동일시하는 종도들의 비판 역시 본 회가 아무리 부정해도 관계성을 주장하는 시각이 엄존하는 바 이 또한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차회 회원 대다수가 본회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 어떠한 논의 구조도 없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양측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판단만이 남아있을 따름이며, 이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대책을 세워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밝히지만 조계사 신도와 절박함의 상징인 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등 ‘야합’으로 내몰릴 비열한 행위를 한 바 없습니다. 우선 우리는 사찰운영위원법 준수, 공정한 주지 인사 제도 등 직영사찰 전반에 대한 조계사 신도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본회의 불찰을 인정합니다. 또한 사찰운영위원회를 주장하면서 공의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총무원과 대화를 진행한 것 역시 개인의 문제라고 하나 분명한 불찰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야합과 뒷거래’는 조계사 신도의 주장에 반하는 언행을 통해 이득을 취할 때 적합한 표현입니다. 현재 본 회와 총무원과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 누구도 신도회의 주장을 부정한 바 없으며, 이것을 통해 실리를 취한 바 없습니다. 직할 사찰 주지직을 내놓고 총무원이 직접 관할하겠다는 조계사의 부주지를 탐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실리’와는 동떨어진 차라리 현실성 없는 어리석은 판단일 뿐입니다. 자정센터가 밝힌 바와 같이 우리가 뒷거래를 통해 조계사 신도를 이용했다면 자정센터가 아는 일을 현장에서 농성중인 신도들이 모를 리 없으며 그들을 통해 우리는 엄중 항의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직, 간접적인 방법을 포함하여 단 한 번도 그들로부터 비난을 들어본 바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성숙되지 못한 자세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것에 대해 언제라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열한 단어까지 동원하며 매도하지 않아도 이를 반성할 자질과 태도는 갖추고 있습니다. 절박함의 상징으로 표현한 노현 스님의 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은 재론의 가치가 없습니다. 자정센터는 단식의 시작도 끝도 제대로 알지 못한 우리에게 정치적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식을 이용했다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권한 없는 조계사 부주지와 아무런 실익도 없이 허울만 남아있는 종책 특보를, 그것도 하루 아침에 이유도 없이 해임당한 무차회 소속스님에게 던져진 총무원의 형식적인 직책을 받들기 위해 우리가 단식을 종용하고 이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며칠 전까지 종단을 위해 함께 기도 정진했던 단체라고 인정한다면 최소한의 확인 과정은 거쳐야 할 것이며, 또한 그런 과정이 있었다면 이렇게 무지몽매한 독설을 퍼붓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대로 만약 자정센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존립의 가치가 없습니다. 본회는 ‘야합과 뒷거래’라는 극단적 표현 이면에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를 교단자정센터가 가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종단 현실에 비해 너무나 어려운 단체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우리는 공방을 위해 근거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작심하고 쏟아낸 비판에 대해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묻고 또 물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우리는 구성원 대다수가 우리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가진 종책모임 ‘무차회’로 화살을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는 우리가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자정센터의 성명이 과거의 전례 등을 포함한 모호하거나 추상적인 비판이 아닌 이번 사태에 관한 우리의 책임을 요구했기 때문에 보다 분명한 ‘야합과 뒷거래’의 근거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교개혁운동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철저한 삶과 희생까지 묻어 있는 80년, 90년의 역사까지 이야기하며 종단개혁운동의 실체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승가개혁정신의 명맥마저 끊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비단 이번 일이 아니라 개혁의 정신을 곧추세우지 못한 그동안의 허물을 경책하고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비록 어려운 처지와 환경에 놓여있지만 이와 같은 시간을 성찰과 반성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화를 복으로 바꾸는 자세’로 쇄신하고 혁신하는 자세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자정센터를 비롯한 종도들이 함께 채워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불기2551(2007)년 11월 29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