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맞아 사찰 화재 예방이 화두로 떠올랐다. 도심에 있건 산에 있건 사찰이 화재 예방에 남다른 관심이 요구되는 것은 성보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사찰의 경우 화재 예방을 위한 각종 시설의 설치가 필수다. 최근 낙산사 원통보전과 종루가 복원되는 모습을 보며 사찰의 화재가 얼마나 큰 손실을 주는가를 다시 한 번 절감했다.
해인사는 11월 24일 낙성하는 비로전에 화재예방과 관련 상당히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시는 전각답게 열감지 시스템과 재난 측정기를 설치하는 등 화재와 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것이다.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모신 장격각이 잇는 고찰답게 소방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각종 소방장비를 제대로 설비한 것으로 유명하다. 불보종찰인 통도사도 매년 두 차례씩 관할 소방서와 지역 자율소방대원이 함께하는 소방훈련을 실시하며 화마로부터 성보를 지키고 있다.
대체로 규모가 큰 전통사찰은 각종 교육과 지원을 통해 소방시설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 그러나 산악지역의 소규모 사찰들은 소방시설을 갖추는데 등한하기 일쑤다. 화재가 나면 소방차의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화재예방에 대한 인식마저 무디다면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종단이 때에 맞춰 관련 공문을 보낸다지만, 실질적인 화재예방 설비를 지원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법당을 비롯한 각 전각의 소방 시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채워야 한다. 무엇보다 ‘불조심’을 마음 깊이 새기는 것이 우선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