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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북동쪽 210마일 해상에서 무장 해적들에게 납치됐던 마부노호 선원 24명이 11월 16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5월 10일 케냐 몸바사항에서 출항한지 190일만에다.
정부의 외면 속에 선원들의 무사귀국을 위한 성명서 발표, 성금모금 및 외교부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사람이 있다. 바로 전국해상산업노동협동조합 해군조직본부(이하 해상노련)쟁의대책 공원범 국장이다. 지난 11월 10일 범어사(주지 대성)에서 그를 만났다. 피랍 선원 가족을 위로하고 석방을 위한 성금 모급과 재발방지를 기원하는 법회에서다.
“12일 선원가족들과 함께 마부노호가 입항하는 예멘 아덴항으로 출국을 합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모든 것이 무사히 해결돼 기쁩니다”
그는 선원 가족들과 규명활동을 펼치며 잠도 제대로 못자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석방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누구보다 기뻤다는 공국장은 멀고 먼 예멘으로 가는 길이 행복의 길이라고 즐거워했다.
선원 가족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듯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설명해주는 공 국장이다. 신심 깊은 불자로 알려져 있는 공국장은 그동안 자신의 역할을 드러내지 않고 국내에서 활동하며 해상노련과 함께 피랍가족들을 돕는데 앞장서왔다.
“정부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코웃음을 치고 유서까지 쓰면서 전쟁지역에 간 사람들에게 정부 특사에 국가 정보원장까지 현지에 날아가는 등 성의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아프간 피랍 사태와는 다르게 정부는 미온적으로 이일을 대처했었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 될 수 있으니 언론에 공개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주기를 선원 가족들에게 요구를 했다는 말도 들은 적 있지요. 종교, 직업, 지역에 상관없이 생명은 모두 소중한 것이니 차별 받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분들은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며 여러분이 협상을 해결해 준 당사자들입니다.”
석방된 선원들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공국장은 앞으로 “선원들과 선원가족들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다짐을 밝혔다.
한편 해상노련은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의 무분별한 감척사업을 규탄할 예정이다. 피랍된 마부노호는 정부가 감척사업의 일환으로 매각한 선박을 다시 해외 한국인 어선주에게 저렴한 값으로 되팔았던 것이다.
감척으로 인해 실직한 어선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위해 해당 선박에 승선했다 이러한 낭패를 당했었다. 해상노련 관계자는 “무분별한 감척사업은 제2의, 제3의 마부노호를 만들 것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