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6.21 (음)
> 종합
“자비 내리고 채찍 보인 곳 알고자 한다면”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동안거 결제 법어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불기 2551년 동안거 결제일(11월 24일)을 맞아 11월 22일 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스님은 한 외도의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바’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세존이 ‘양구(良久)’한 예를 들며 “세존께서 자비를 내리시고 채찍을 보이신 곳을 알고자 한다면 오로지 화두를 간절하게 드는 일뿐”이라며 수행정진을 독려했다. 또한 스님은 “이번 동안거 결제철에는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사구와 백비를 떠나서 곧장 볼 수 있는 안목이 열리도록 삼동한철 동안 일주문을 걸어 잠그고 사관(死關)에서 용맹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자비와 채찍 보인 곳을 알고자 한다면
세존께 어떤 외도가 물었습니다.
“유언有言으로도 묻지 않고 무언無言으로도 묻지 않겠습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바를 한 마디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세존께서 ‘양구良久’ 하였습니다.

이에 외도가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세존의 큰 자비로 모든 미망의 구름을 걷어주시어 깨달음에 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물러갔습니다. 외도가 떠나간 뒤에 아난이 물었습니다.
“외도는 무엇을 증득했기에 깨달음에 들게 했다고 하였습니까?”

이에 세존께서 말했습니다.
“좋은 말은 채찍의 그림자만 보고도 달리는 것과 같은 것이니라.”
세존께서 자비를 내리시고 채찍을 보이신 곳을 알고자 한다면 오로지 화두를 간절하게 드는 일뿐입니다.

결제대중들은 세존이 ‘양구’한 곳에서 알아차리려고 해서도 안 될 것이고, 채찍을 든 곳에서 알아차리려고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존이 ‘양구’할 때가 세존이 채찍을 든 곳이라고 말하는 것도 옳지 않은 일입니다. 만약에 화두를 타파하여 이러한 도리를 분명히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천하의 모든 종사들이 외도와 도반이 되겠지만 만일 서로가 인증印證할 수 없다면 동토의 납자라고 할지라도 서천의 외도보다도 더 못하게 될 것입니다. 세존의 한 눈은 삼세三世를 관통하였고 외도의 두 눈은 오천축국五天竺國을 관통하였습니다.

외도는 유언과 무언을 떠나서 한마디 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사구四句와 백비百非를 떠나서 한마디 하라’는 말입니다. 이는 마조도일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찾아와서 ‘사구와 백비를 떠나서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장 보여 주십시오’라고 한 그 질문과 같은 것입니다.

이번 동안거 결제철에는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사구와 백비를 떠나서 곧장 볼 수 있는 안목이 열리도록 삼동한철 동안 일주문을 걸어 잠그고 사관死關에서 용맹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우사체도수미 藕絲掣倒須彌하고
개자곤번뇌전 芥子輥飜雷電이로다
연뿌리 속의 실로써 수미산을 끌어 넘어뜨리고
겨자씨가 우레와 번개를 흔들어 일으킨다.

불기 2551(2007) 동안거 결제일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7-11-22 오후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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