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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범하)이 20여년의 노력 끝에 완간한 <한국의 불화> 40권에 실린 불화를 토대로 집계한 것이다. 11월 10일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불교미술사학회 학술대회에서 범하 스님은 ‘<한국의 불화> 조사 회고와 앞으로의 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불화>에 실린 불화의 종류와 지역적 특성 등을 살펴봤다.
범하 스님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불화>에 수록된 불화의 수는 총 3,153점이며, 각단탱이 총 735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후불탱으로 521점, 각부탱이 506점으로 나타났다. 단일유형으로는 신중탱이 423점에 이른다. 후불탱 중에서는 아미타후불탱이 가장 많은 220점이고 그 다음이 석가모니후불탱인 180점이다. 또 각단탱에서는 칠성탱이 284점으로 두 번째로 많은 산신탱(155점)보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아미타후불탱과 칠성탱 모두 19세기 후반을 중심으로 조성된 것으로, 이로써 한국 불교가 내세 기복 위주로 변화한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시기별로는 17세기 이전에 조성된 불화가 19점 전해지고 이중 벽화가 9점이다. 현재 벽화를 제외한 나머지 10점의 불화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17세기 조성돼 남겨진 불화는 전체 35점에서 23점이 괘불인 것도 주목된다. 괘불은 전시기를 통틀어 20세기 전반에 조성된 26점을 제외하고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전반에 대대적으로 조성됐다. 이것은 의례 절차상 괘불이 사용되기 시작했거나 괘불의 사용빈도가 많았던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지역적으로는 경상도에 우리나라 전체 불화의 30% 이상이 있다. 가장 적은 수의 불화가 남아 있는 곳은 강원도로, 사찰의 수는 많지만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사찰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전남지역은 53불탱과 화엄탱, 밀교계 도상인 법신중위회37존도 등 특이한 도상이 전해지는데 이는 지역의 신앙적 특징을 알려준다.
범하 스님은 “앞으로 북한 및 해외소재 불화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대중이 불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출판물 발간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02) 701-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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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용어
● 후불탱: 각 존상 뒤에 봉안된 불화로, 석가불탱ㆍ약사불탱ㆍ아미타불탱ㆍ비로자나불탱ㆍ삼심불탱 등이 있다. ● 괘불: 야외에서 의식을 치를 때 내어 거는 대형 불화 ● 신중탱: 호법선신인 범천ㆍ제석ㆍ천룡팔부ㆍ사천왕 등 여러 유형의 신중들을 그린 불화. ● 각부탱: 불전의 후불탱과 보살탱ㆍ신중탱을 제외한 불화로, 팔상탱ㆍ시왕탱ㆍ나한탱처럼 하나의 주제이지만 여러 폭으로 나누어진 불화 ● 각단탱: 예경의식에서 칠성단 독성단ㆍ산왕단 등 각 단에 봉안된 불화로 감로탱ㆍ현왕탱ㆍ칠성탱ㆍ독성탱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