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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선원장 노현 스님 ‘총무원장 용퇴’ 호소 단식
11월 15일, 조계종 총무원 1층 로비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용퇴를 촉구하며 15일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노현 스님(각화사 태백선원장)

각화사 태백선원장 노현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용퇴를 촉구하며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노현 스님은 이날 배포한 호소문에서 “선원장이라는 소임 이전에 이토록 참담한 나락으로 떨어진 종단 현실을 두고 좌복만 지킬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관 총무원장스님의 용퇴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의 청정성을 훼손하는 각종 사건에 대해 총무원장스님이 솔선해 참회하고 책임지는 모습과 종단 안정을 간절히 기대했지만, 1998년 해종 행위에 앞장선 인물을 요직에 앉혀 분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큰스님의 눈과 귀를 가려 종단을 대립과 갈등의 나락으로 빠트린 총무부장 원학 스님의 해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 같은 간절한 호소가 전달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 정진을 할 것”을 천명했다.

노현 스님은 <종단의 안정을 위해 단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현 스님은 “이번 단식은 오로지 종단의 파행을 묵과할 수 없어 단독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며, 다른 정치적인 이해관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계사 주지 임명과 관련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임 주지스님은 인사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수행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며 “다만 원학 스님이 종도를 잘 이끌지 않고 종단을 파행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화사 태백선원은 동ㆍ하안거 각 석 달씩 결재를 하는 여느 선원과 달리 4월 보름 입재를 해 정월 보름까지 9개월간 정진하는 곳이다. 올해로 4년째 각화사 주지와 태백선원장을 맡고 있는 노현 스님은 “현재 안거 기간임에도 산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사찰 대중 누구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제 뜻을 알고 이해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총무원장 지관 큰스님의 용퇴를 호소합니다
태백산 각화산 선원장 소임을 맡고 있는 저는 선원수좌로서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망설임과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원장이라는 소임 이전에 이토록 참담한 나락으로 떨어진 종단 현실을 두고 좌복만 지킬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저는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진리를 깨우쳐 중생 계도에 앞장서고자 출가한 선원 수좌로서 종도들 앞에 머리 숙여 참회하고 또 참회할 뿐입니다. 명리와 물욕에 사로잡혀 초발심마저 잃어버린 종단의 현실 앞에 고개조차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종단의 위계가 땅에 떨어지고 삼보가 능멸당하는 참담한 현실이 참회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종단의 청정성을 훼손하는 각종 사건에 대해 총무원장 큰스님이 솔선하여 참회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앙망해왔으며 원융의 기틀을 확립하여 종단이 하루 속히 안정되길 간절히 기대해왔습니다. 그러나 한국불교의 만년대계를 책임지고 있는 종단은 화합과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1998년 해종 행위에 앞장선 인물을 요직에 앉혀 분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추락한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할 집행부가 헛된 탐심에 사로잡혀 종도들을 끝없는 절망 속으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관 총무원장스님의 용퇴를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일찍이 원적하신 탄성 큰스님께서는 종단이 풍랑을 맞아 흔들릴 때마다 묵묵히 수행자의 근본을 지키며 종단의 버팀목이 되셨습니다. 두 번의 종단 사태 때마다 스님은 종단의 난제를 해결하는 구심이 되었으며 사태가 정리되면 수행자의 본분으로 홀연히 돌아가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이러한 자세를 견지한 어른이 필요한 때입니다.

총무원장 큰스님께서는 용퇴의 결단을 내려, 높고 깊은 경책의 울림으로 지난날 종단의 허물을 쇄신하고 종단이 사표의 귀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저는 큰스님의 눈과 귀를 가려 종단을 대립과 갈등의 나락으로 빠트린 총무부장 원학 스님의 해임을 요구합니다. 해종 행위에 대한 진실한 참회가 필요한 스님이 종단의 총무부장이라는 중요한 소임을 맡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벌써부터 닭 벼슬보다 못한 권력에 취해 또 다시 종단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간절한 호소가 전달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 정진에 들어갈 것이며 추호의 흔들림 없이 신념을 지켜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원 수좌스님들을 비롯하여 종도들은 한결 같이 종단이 안정되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직영사찰 인사와 관련하여 억울함을 호소하는 해당사찰 주지 스님들 역시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보다 종단을 위하는 마음가짐으로 현명하게 대처해줄 것을 호소합니다. 비록 지난 노고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해도 수행자라면 그 본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리고 대신 가벼운 걸망에 초심을 담아 산으로 돌아가십시오.

불기 2551(2007)년 11월 15일
태백산 각화사 태백선원장 노현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7-11-15 오후 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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