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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속 東大’ 발전 견인 코드는?
효율적 의사결정 시스템이 ‘정답’
10월 31일 좋은 동국 만들기 운동본부 소속 학생들이 학교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동국대가 ‘신정아 사건’의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활로 모색 요구가 거세다.

예술대 등 6개 단과대학 모임인 ‘좋은동국만들기 운동본부’와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0월 31일 본관 앞에서 “학교운영 정상화를 위해 대학 구성원들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정아 사건’은 초기 임용과정에서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지만 재단 이사회와 종교적 파벌대립, 정치권력의 외압으로 이런 비판이 무시됐다”며 “이사장의 퇴진을 비롯해 현 이사회의 인적쇄신안과 대학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되는 민주적 대학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내에서는 오영교 총장의 밀어붙이기식 학사 행정에 대한 강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으며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1월 2일 정오 현재까지 이사회가 별다른 ‘결론’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학내의 불협화음은 높아만 가고 있다. 동국대의 ‘불협화음’은 어디서 왜 일고 있는지 진단해 본다.

△성과평가제도 시행 반발 예상
동국대는 올해 하반기부터 웹(Web)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Real Time) 성과평가제도 및 차등보상제도를 시행한다고 11월 2일 밝혔다.

고객과 성과중심의 신 경영시스템 창출을 위한 ‘108 프로젝트’의 일환인 성과평가제도 및 차등보상제도는 유비쿼터스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평가 관리하고 그 실적에 따라 단과대학 및 개인에 대한 보상을 차등화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동국대 교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정재형 교수(연극영상학)는 “오영교 총장의 정책은 경영마인드를 변용해 학교에 끼워 맞추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서열화된 결과에 따라 모든 보상을 차등 분배한다는 것이 원칙인 현 평가시스템은 생산현장에나 맞는 방법이지 대학에는 맞지 않는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범대의 또다른 한 교수는 “교수들이 평가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른 시행을 원하는데 총장은 대학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관료적 태도로 학내 구성원 위에 군림하며 구성원들과의 합의 없이 정책들을 시행하고 이에 반대하면 학교발전을 저해하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교직원도 “성과평가제도 및 차등보상제도 시행은 언론을 통해서 알았으며, 학교측이 교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한 바 없다”며 “일방적인 행정 시행은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변성 과장(전략홍보실)은 “반대ㆍ반발이 강한 동국대 구성원의 성향을 감안해야 한다. 실시간 성과평가제도는 오영교 총장이 평소 전달했던 내용으로 학내 네트워크에 이미 공개된 것”이라며 학내 반발을 일축했다.

△파격적인 교직원 배치 오히려 사기 저하
학생을 위한 서비스를 재고한다는 이유로 10년차 이상의 과장급들을 일선 창구에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굳이 직원사기를 떨어뜨려 직원 개개인의 능력발휘를 저해하는 것이 과연 조직운영에 도움이 되겠는가”하는 게 직원들의 의견이다. 일선 창구 업무는 과거 조교나 사환도 가능하던 업무다. 굳이 계장 과장들을 일선배치 한 형태는 구조조정과 관련 지속적인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외부로 보이기 위한 전시행정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교직원들의 시각이다.

△고객중심 성과제 긍정적이지만 학생에 편중
고객중심 성과제는 시행초기 명칭에 따른 거부감이 있었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거 여러 창구로 분산돼 있던 학생들의 민원을 체계적으로 수용, 처리할 수 있도록 했고 상시 만족도 평가를 통해 신속하게 피드백을 받고 있다. 평가항목은 신속도, 정확도, 이해노력정도, 체감만족도를 체크하고 있는데 민원자들의 응답은 “이런 것이 있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까지 전체 민원건수 159건 중 114건이 응답했고 만족하다는 응답율은 85.17%다. 이 서비스는 현재 타대학들도 벤치마킹 중이다.

또 11월 중순이후부터는 학생 교수 직원들에게 맞춤별 정보를 제공하는 CRM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일반기업체에나 있었던 서비스 메뉴얼도 12월초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대고객중심 성과제에 대해 다수의 학생들은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시스템을 갖춘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 교직원들은 이 제도는 고객을 학생만으로 생각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교수와 교직원 등 내부고객에 대해서는 원칙만 있을 뿐 이들을 위한 제도는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류변성 과장은 “이는 인식의 차이로 CS는 새로운 변화다. 불만이 있지만 지금은 설득해 가는 과정”이라 말했다.

△구성원 한자리 모여 대화를
교수들은 총장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 열린 광장에서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대토론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10월과 11월 두 차례 보냈지만 총장은 몇몇 대의원만 만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과대의 한 교수는 “원만한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은 중강당에서 교수는 총장실에서만 만나려 하지 말고 학내 전 구성원이 함께 하는 대토론의 자리에 나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정책의 중요성을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강화만이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가 조계종 종립대학으로서의 권위와 100년 사학의 전통을 새로운 100년의 희망으로 가꿔가기 위해서는 보다 열린 행정 시스템 속에서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화합을 우선하는 마인드 제고를 해야 한다는 게 불교계의 주문이다.
김주일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7-11-06 오후 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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