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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을 부처님과 같이 섬긴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성철 스님이 하심(下心)하며 남긴 주옥 같은 메모 가운데 하나이다. 성철 스님이 친필로 남긴 봉암사 결사에 대한 회고, 법문, 주석 등을 직접 보며 가르침을 새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다.
부산 청사포 해월정사(회주 천제)는 봉훈관(奉訓館) 3층 시월전(示月殿)에 성철 스님의 친필 수행역정 메모와 법문 초안, 애독하던 경전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관을 10월 31일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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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성철 스님 추모법회와 함께 전시관을 개관한 천제 스님은 “성철 스님께서는 생전에 ‘나 죽고 나면 모두 불살라 버리라’하셨지만 스님의 수행정신과 수좌, 구도의 정신이 담긴 메모는 아무리 작아도 버릴 수 없었다”며 “성철 스님의 친필을 보고 깨닫고 공부하고자 바라는 불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월정사(海月精舍)는 30년 전 성철 스님이 주석하며 창건한 가람으로 넓은 바다와 밝은 월광이 불지(佛智)를 의미한다며 성철 스님이 직접 이름을 지은 사찰이다. 성철 스님의 말년에 수행처로 자주 머물던 장소이다. 성철 스님의 맏상좌인 천제 스님은 “앞으로 해월정사는 봉암사 결사 및 용성 스님, 동산 스님의 뜻 이어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노력하신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터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스님은 “성철 스님의 메모를 번역하여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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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전에는 성철 스님 진영과 용성 스님, 동산 스님 진영도 함께 걸려있다. 용맹정진 3년 결사 규약, 총무원에 보내는 종정직 사임 통고문 등에서 성철 스님이 남긴 일상생활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이날 봉훈관과 함께 성철 스님의 처소였던 고심당(古心堂)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고심(古心)이란 자신의 본성을 바로 보라는 의미로 성철 스님이 자주 사용했다. 빼곡한 책, 낡은 책상과 탁자, 밥그릇까지 정돈돼 있어 당시 스님의 생활을 보는 듯하다. 해월정사를 방문한 불자들에게는 생전 스님을 친견한 듯 한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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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석한 변미리 불자(51ㆍ연제구 연산동)는 “성철 스님의 높은 가르침이 가을 향기에 실려 오는 듯하다”며 “마음에 스님의 가르침을 새겨 잊지 않도록 자주 찾아뵙고 정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