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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모두 갖고 있을 수도 없고 전문자료라 인터넷에서 검색도 안 되고….”
불교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밤새 논문을 준비하다 자료를 찾을 수 없어 한숨 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제 불교 문헌의 전산화로 그 고민이 해결돼 언제 어디서나 자료를 찾고 부처님 말씀을 경전 그대로 찾아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국대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소장 보광)가 첫 번째 결과물로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한국불교전서>(ebtc.dongguk.ac.kr)를 선보였다. 8년에 걸친 <한국불교전서> 전산화 작업을 마친 동국대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는 11월 2일 ‘제9회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 학술세미나’를 통해 전산화 성료 기념 고불식을 가졌다.
이 행사에서 홍영식ㆍ이금석ㆍ이용규 교수(동국대 컴퓨터공학과)등 3인의 전산시스템 전문가들이 전자불전 전산화 시스템에 관한 기술적 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불교학자로는 임종욱 연구원(동국대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과 류승주 연구교수(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가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불교전서>는 동국대학교가 30여년의 인적ㆍ물적 지원를 통해 집대성한 한국불교 연구의 근간이 되는 자료다. 한국에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 원측 스님의 <반야심경찬>부터 구한말 보정 스님의 <염불요문요해>까지 171명의 고승대덕, 명현학자 등이 남긴 288종의 불교 관련 문헌들을 발굴ㆍ수집해 전 14책으로 발간됐었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다양한 형태의 불교 문헌 제공의 필요에 따라 1999년 한국불교전서 전산화 시범사업을 필두로 2000년부터 20007년까지 8년에 걸친 이번 전산화 사업은 <한국불교전서> 전 14책의 전산화를 통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에서나 검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소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번 전산화 사업을 이끈 연구소장 보광 스님은 “불교 문헌의 전산화는 과거 찬란했던 불교 연구와 선조들의 빛나는 업적을 오늘에 되살려 그 숨결을 느끼도록 하는 작업”이라며 불전 전산화 사업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전산화 성료에 대해서는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하는 동국대의 정책과제로 수행된 사업으로 본교가 갖고 있는 복합적 연구역량이 투영된 성과가 바로 이번 전산화의 의의”라며 연구소만의 것이 아닌 전 동국인의 성과로 돌렸다.
연구소는 이번 <한국불교전서> 전산화 성료를 통해 ▲유니코드에 없는 글자 관리 시스템의 개발 ▲데이터베이스 저장ㆍ관리를 통한 다양한 구현 기술 확보 ▲웹 검색을 위한 인터페이스 및 웹 서버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술 확보 등 장차 불교 문헌의 전산화의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한편 올해부터 불교문화연구원(원장 혜원)이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불교전서>의 역주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전자불전ㆍ문화재콘텐츠연구소는 전산화 포맷을 제공하고, 불교문화연구원은 역주사업을 통한 컨텐츠 제공을 염두에 두고 두개의 연구기관이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글 역주사업 뿐 아니라 장차 영어 등 많은 언어와 인터넷, CD-ROM 외 다양한 형태로 부처님 법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