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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의 미디어학자와 불교학자들이 모여 “미디어를 통한 대중에의 접근은 부처님의 대기설법과 같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10월 26~27일 대한불교조계종 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교의 대중화와 뉴미디어’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는 미디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예술문화 속의 불교 정신을 찾아 불교미디어 확산의 계기로 삼고자 마련된 이번 대회는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혜원)의 주최로 마련됐다.
혜원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다양한 문화매체들과 접속하지 못하고 대중들의 욕구에 다가서지 못한다면, 불교는 상아탑에 갇힌 학문적 불교에 그치거나, 산중의 불교로 곧 화석화되고 말 것”이라며 불교 대중화의 대안으로 뉴미디어를 택하게 된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내외 학자 10명의 발표가 양일간 이어졌다. 2001년 타임지 선정 ‘100인의 혁신가’에 포함된 초장르 예술가이자 뉴미디어 이론가인 미국 콜로라도대학 마크 아메리카 교수는 ‘예술가, 매체 그리고 도구’를 통해 “예술가는 각자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창조의 길을 파악해야 한다. 창조의 길은 끝없이 다양하지만 그 목적지는 동일하다”는 내용의 발표를 함으로써 예술의 길과 구도의 길이 다르지 않으며 각기 다른 방법이 종국에는 하나의 목적으로 회향되는 견해를 피력했다.
박수호 교수(성균관대)는 ‘사이버공간에 대한 불교적 성찰과 그 대중적 활용’을 통해 사이버세계가 화엄세계와 유사성을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사이버공간을 통한 불교의 대중화가 불교의 확산을 의미하는 것인지, 사이버공간에 불교적 이상사회(불국정토)를 건설하려는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동환 교수(한신대)와 정재형 교수(동국대)는 각각 ‘한국불교문화유산의 세계문화콘텐츠화의 전략적 연구’와 ‘불교콘텐츠의 영화산업에서의 활용방안’에서 “불교문화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전문가그룹이 필요하다”며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이향순 교수(미국, 조지아대학교)는 ‘동승, 향수 그리고 한국불교영화’를 통해 불교영화 모티브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소재의 특이성이 아닌 불교철학의 보편적인 문제를 소재로 하자는 과제를 남겼다. 마쯔이류우고 교수(일본, 용곡대)는 ‘전후 일본만화에서의 불교’를 주제로일본 만화 속에 내재된 불교를 조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성과로 꼽히는 것은 백남준, 윤이상이라는 예술계 거장을 불교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용우 교수(전 고려대)와 윤양호 교수(원광대)가 <금강경>과 <공>사상을 통해 백남준의 비디오예술세계 속의 불교를 조명했고, 홍은미 교수(서울대)와 볼프강슈파러 회장(독일, 국제윤이상협회)은 <무상>과 <원융사상>을 빌어 윤이상 음악세계의 불교적 해석을 시도했다.
한편 학술대회 마지막날인 27일에는 임이조 이사장(한국 전통춤연구회)의 승무와 한량무, 교방살풀이 등 문화공연이 열려 참석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