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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서지편’ 판독…무구다라니 신라 제작에 무게
국립중앙박물관 ‘묵서지편’ 판독 결과 공개
묵서지편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로 알려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함께 발견됐으나 40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묵서지편(먹글씨로 쓴 종이조각)’의 비밀이 공개됐다.

중수기(重修記)로 알려진 ‘묵서지편’은 1966년 10월 13일 석가탑 탑신부 2층 사리함에서 발견됐으나 ‘묵서지편’이라는 이름만으로 존재한 채 40년 가까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묵혀 있던 국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10월 27일 박물관 소강당에서 110장에 이르는 묵서지편에 대한 판독과 역주 작업을 마치고 내용을 공개하는 ‘석가탑 발견 유물 조사 중간 보고’를 가졌다.

보고회에서 노명호 교수(서울대 국사학과)는 ‘묵서지편 문서들의 구성과 내용에 대한 기초적 검토’를 통해 “석가탑 중수에 즈음해 작성한 문서는 ▲고려 현종 15년(1024)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기 ▲현종 15년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형지기 ▲고려 정종 4년(1038)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와 추기 ▲정종 4년 불국사탑중수보시명공중승소명기의 네 가지 문건으로 구성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별도의 문서로 알려졌던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 추기’에 대해 노 교수는 “이번 해독 작업을 통해 문맥상 조합을 하다보니 형지기의 누락분을 추기한 하나의 문건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가탑 묵서지편의 지편 조립과 이두 판독’을 통해 ‘묵서지편’의 해독 과정과 국어학적 의의를 밝힌 이승재 교수(서울대 언어학과)는 고려 정종 4년(1038)의 중수기의 ‘전물부동(前物不動)’이란 기록을 빌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신라시대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전물부동’이란 사리함 안에서 수습한 사리장엄구를 다시 안장하되 처음에 있던 그대로 안장했다는 뜻”이라 했다.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로 알려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이번 공개를 통해 그간 신라시대 것이 아닌 고려시대 것일 수 있다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제작시기 논란에 대해서도 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무게가 실리게 됐다. 불교학계에는 ‘묵서지편’의 해독으로 석가탑의 중수 과정이 밝혀짐으로써 당시의 사찰과 탑 명칭은 물론 승가의 법계, 사원경제 운영상 등 불교문화 전반을 조명할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됐다. 또한 이러한 기록이 쓰인 이두와 구결 등의 자료해독을 통해 고대 한국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묵서지편’의 해독 자료를 홈페이지(www.museum.go.kr)를 통해 일반에 모두 공개함으로써 불교학, 사학, 국어학계 등 전 학문에서의 다양한 접근을 도모하고 2008년 5월(예정)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이를 정리할 계획이다.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2007-10-27 오후 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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