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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 마가 스님을 단장으로 한 40여명의 템플스테이 운영자들은 국민들의 신심과 수행을 고취시키기 위해 세운 붓다몬톤과 대표적 불교대학인 쫄라롱껀 대학을 견학한데 이어 스님과 신심 깊은 불자들이 함께 일궈낸 태국의 대표적 명상센터 왓 마혜용과 왓탐마까야를 방문했다.
120만 평의 규모의 붓다몬톤은 숲과 호수, 절이 어우러진 한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곳으로 위빠사나를 비롯해,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1418개의 팔리어 석경이 모셔진 곳으로 국민들을 불교의 품안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국 왕실의 깊은 신심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또 태국 최고의 왕립 불교대학인 쭐라롱껀 대학은 팔리어 패엽경이 보관된 도서관과 기숙사,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동을 갖추고 태국어 코스와 영어 코스를 따로 운영하는 등 선진화 된 태국 불교의 현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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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역시 순례의 하이라이트는 태국의 대표 명상센터인 왓 마혜용과 왓 탐마까이였다. 왓 마혜용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탐분(보시)으로 운영되는 명상센터로 노천 수행을 위한 아름다운 숲과 대법당, 호수 위의 수행처, 대나무로 조성된 숙소 등 단촐하고 군더더기 없는 수행 시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틀에 한 번씩 진행되는 개인별 수행 점검은 이곳을 태국 최고의 명상센터로 이름을 알리게 한 자양분이 됐다. 왓 마혜용의 구성원들은 한국의 방문객들을 위해 최고 어른인 프라 쿠까셈 탐다탓 스님을 모시고 직접 노천 법당에서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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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마혜용이 태국 불자들 중심의 명상센터라면 왓 탐마까야는 전세계가 그 대상이다. 왓 탐마까야 앞에 따라붙는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처럼 규모와 시설, 참가자 수 모두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명상센터는 1970년대 태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쭐라롱껀 대학과 탐마 대학의 졸업생 10명이 뜻을 모아 한국돈 10만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센터의 부지는 1만9000평에서 120만 평으로 늘었고 100만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수행관을 건립하고 있다. 또 전 세계 50개국에 분원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위성방송을 통해 미국과 중국, 유럽과 아시아까지 자국의 언어로 왓 탐마까야의 명상법을 익히고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비록 태국 전통에서 약간은 벗어난 명상법을 수행함으로써 크고 작은 오해가 있긴 하지만 투명한 운영과 다양한 사회 참여로 세계인들을 품 안으로 불러 들이고 있다.
해외 연수에 동참한 보성 대원사 현장 스님은 “우리는 그동안 불교를 어떻게 현대화 시킬 것인지 고민해 왔지만 태국은 현대를, 그리고 세속을 어떻게 불교화 할 것인지를 고민해 온 것 같다”며 “세속에 있되 세속에 물들지 않고, 그러면서도 가장 선진적으로 불자들에게 다가가는 태국 불교의 모습이 우리 템플스테이의 나아갈 방향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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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선업 스님도 “국제 간화선센터 건립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태국의 명상센터 순례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명상을 통해 전 우주의 평화를 염원한다는 왓 탐마까야의 이념처럼 우리 또한 원대한 이상과 국제적인 안목으로 국제 간화선센터 건립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템플스테이 운영자들은 방콕의 라지비티 보육원을 방문, 옷과 치약, 칫솔, 볼펜, 금일봉을 전달하는 것으로 템플스테이 활성화를 위한 비젼을 보여준 태국불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템플스테이의 현재 명확한 인식에 도움” 문화사업단 사무국장 국장 마가 스님 | |||||||||||
태국으로 떠나기 전 템플스테이 사무국에서는 연수 목적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했다. 여름 템플스테이 운영으로 힘들었을 운영자들에게 휴식 및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태국의 템플스테이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어느 정도 충족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참가자 모두 적지 않은 배움의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태국의 명상센터를 순례하며, 우리의 템플스테이 운영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만이 너무 앞서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시설과 프로그램, 그리고 운영자의 자질까지, 반성할 점이 많았다. 템플스테이의 활성화는 참가자들을 어떻게 행복과 평안의 길로 안내 할 것이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자들부터 행복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운영자들의 질적 변화에 템플스테이의 미래가 달려 있다. 특히 불과 30년 만에 세계 최대 명상센터로 성장한 왓 탐마까야의 운영 사례는 국제 간화선센터를 준비 중인 조계종의 입장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템플스테이 참된 목적 깨닫는 계기”
백담사 템플스테이 운영 박명화씨 | |||||||||||
우리의 템플스테이는 산사가 주는 편안함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은 수행이라는 불교의 본래 목적에 충실하고 있었다. 물론 인구의 90%가 불자인 태국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동격으로 놓고 비교할 수 없는 일이지만 템플스테이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좋은 계기가 됐다. 결론적으로 우리도 이제는 질적인 변화를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수행 전통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현대화 할 것인가, 그리고 세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사찰이 주는 편안함, 따스함, 경건함 만으로 사람들을 템플스테이로 이끄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운영자 스스로 수행자가 돼야 한다. 그리고 그 수행의 힘으로 사람들을 행복과 평온의 세계로 인도해야 한다. 이번 일정은 태국 불교의 참모습을, 그리고 진정한 템플스테이의 의미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