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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강해 보이죠? 제주도 와서 열흘 정도 있으니 더 건강해진 것 같아요. 햇빛 바람 바다 모든게 좋잖아요. 특히 약천사에 와 보니 더 큰 기운을 얻게 됩니다. 이제 곧 연기활동도 재개할 겁니다. 계속 사랑해 주세요.”
최근 신장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탤런트 여운계씨가 제주도 약천사 불자들 앞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연기 재개를 약속했다. 10월 23일 저녁에 열린 ‘제주 지역 태풍 나리 피해 수재민 위로 공연’에서다. 약천사(회주 혜인)가 고승초청 철야 용맹정진에 앞서 마련한 이날 무대에는 불자 스타 3인방인 여운계, 전원주, 선우용녀씨가 나란히 올랐다.
저녁 8시부터 만담꾼 ‘순이’가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대금산조 판소리 ‘심봉사 눈뜨는 대목’ 아쟁산조 등으로 물이 잔뜩 오른 상황에 혜인 스님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3인방은 거침이 없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고 불자들의 배꼽을 뺀 것은 전원주씨.
“이렇게 셋이 서면 곤란해. 얘들 둘은 괜찮은데 나는 키가 좀…. 얘, 니들 좀 떨어져 서 봐. 너무 비교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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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사회자가 노래 한 곡을 부탁했고 마이크를 받아 든 전원주씨가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에이그, 웬 노래를 하라고 그러나? 하라면 하지 뭐. 우린 ‘청실홍실’이야. 나랑 얘(여운계)랑 이 청실홍실로 세계일주를 했다니깐…. 진짜야. 하와이 대원사가 문을 열었을 때 그때 초청되어서 나랑 여기 이 여운계랑 둘이 ‘청실홍실’을 불렀는데 그게 아주 히트였다고…. 내가 키나 얼굴은 좀 안 되도 노래는 얘들보다 한참 낫거든.”
이렇게 사설을 앞세우는 사이 반주가 나오자 얼른 입담을 수습하고 우아한(?) 무용까지 곁들이며 노래를 불렀다. 세계일주를 했다는 전원주 여운계 듀엣의 노래에서는 녹슬지 않은 옛날실력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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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선우용녀씨는 ‘만남’을 열창했다. 참가한 사부대중이 머리위로 손을 흔들며 선우용녀의 열창에 호응했고 이렇게 무르익은 분위기는 약천사 주지 고봉 스님까지 나와서 한 곡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이날 공연의 클라이막스는 뜻하지 않은 ‘히든카드’에 있었다. 예산에서 온 비구니스님이 ‘봄날은 간다’를 시작으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타이틀 송, 창으로 부르는 ‘천자풀이’까지 연거푸 3곡이나 부르는 뜨거운 무대였다.(물론 비구니스님 당사자는 무척 괴로워했다.) 약천사 회주 혜인 스님이 수덕사 수좌 설정 스님에게 노래를 청하자 설정 스님이 “나는 출연료가 10억”이라고 해 함께 온 비구니스님이 대타를 치게 된 것. 그런데 이 비구니스님의 노래 실력이 국제적이어서 3곡 이후도 앵콜이 쏟아졌던 것이다.
바라밀예술단의 마술 섹소폰 등 공연이 이어지며 흥에 흥을 더했던 약천사의 수재민 위로공연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막을 내렸지만 불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발길 돌리기를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