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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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복지로 나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이용권 사무국장
불교에서도 자비와 보시는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 불교 자비정신의 꽃은 역시 ‘복지’다.

불교계 복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널리 이름이 전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이 좋아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할 뿐인 그들. 그들의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문학에 푹 빠져 살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불법(佛法)의 인연으로 불교학도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종단을 대표하는 사무국장 자리에서 불교복지를 총괄하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이용권 사무국장(48)이다.

“아직 제가 하고 싶은 복지는 시작도 못했는걸요. 재단과 함께한 제 역사요? 다른 스님들과 인연 있는 분들의 도움 없이는 힘들었을 겁니다.”

현재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600여개가 넘는 복지기관을 총괄하는, 공히 불교 사회복지의 ‘본산’격이다. 여기에 종단 복지예산이며 자원봉사자 관리까지 맡고 있다. 재단 역사에서 이 국장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혼자 주목받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다.

이력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여행사에서 첫 사회를 경험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탄허 스님을 보며 출가자의 길을 가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길은 불교복지에 있었다.

이 국장이 불교복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88년 ‘불교사회복지회’를 만들면서 부터다. 불교복지를 제대로 해보자며, 뜻이 맞는 동지들과 만든 이 단체 활동을 통해 이 국장은 불교복지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함께 실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불교복지의 위상은 통계적으론 분명 이웃종교에 비해 취약했어요. ‘불(佛.)’자를 내걸지 못하는 환경이 안타까웠죠. 하지만 사찰에서 소외된 아동ㆍ노인 등을 돌보는 등의 활동은 이어져 왔어요.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었어요.”

그러다 종단 안팎으로 불교복지법인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여세를 몰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95년 창설됐다. 이 국장은 창설 멤버로 재단과 함께 역사를 시작했다.

첫 시설 수탁은 극적이었다. 95년 겨울 구로종합사회복지관의 시설 위탁 공고가 나왔을 때였다. 그야말로 ‘처음’이다 보니 시설 수탁 노하우를 전수받으려 이웃종교 시설을 돌아다니기를 수차례 한 후에야 서류를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시설 수탁을 두고 여타 종교복지단체와 분쟁을 일어났다. 시설 위탁 담당 공무원은 ‘불교계가 과연’이라는 의심어린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그 때 정말 절실히 기도했어요. 일단 시설이 있어야 불교복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도 자원봉사 인력도 키워내죠. 무조건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밀어붙인 결과 ‘시작’은 성공했고 구로복지관은 지금까지도 불교계가 수탁하고 있다.

흔히 사회복지사는 예리한 머리, 뜨거운 가슴, 부지런한 발, 이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국장은 “불교복지를 하는 사람은 가슴을 불심(佛心)으로 채워야 한다”는 소신이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도 2년 전에는 꽤 힘들었다. 무리한 업무로 심신이 지쳐 건강이 악화됐다. 그랬던 이 국장에게 요즘 다시 활기가 넘친다. 한마음과학원의 공생실천과정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고, 진짜 마음 내는 것을 연습하다 보니 그야말로 편안하다고 한다.

“이후에는 몸도 마음도 괜찮아졌어요. 복지 자체가 수행이에요. 고우 스님께서도 법문하실 때 복지를 다양한 수행방법 중 하나라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만큼 좋은 도량도 없어요.”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복지’의 길 위에서, 불교복지의 신념을 꿋꿋이 지켜가는 이 국장. 이제 그가 꿈꾸는 불교복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정신복지’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법시(法施)를 설하셨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정신을 구하는 복지, 이제는 그것을 해야 할 때입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7-10-22 오후 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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