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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 두둥둥둥”.
10월 17일 오전 11시 태고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 전통문화전승관 1층 법당에서 예불시간도 아닌데 때아닌 법고 소리가 요란하다. 전승관 개관기념으로 태고종 총무원이 마련한 ‘제1회 법고 경연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담장을 넘어 울려 퍼진 장엄한 법고 소리는 총무원이 위치한 사간동 일대를 법향 가득한 불국토로 만들어 주었다.
경연대회장에 들어서자 전국 시도교구 종무원별 지역예선을 거친 경연자 60여명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객석에서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참가자가 엄숙히 법고를 치는 가하면 때로는 신명나게 법고춤을 추기도 한다.
이날 법고 대회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예선전을 치른 후, 오후 2시부터 자리를 3층 대법당으로 옮겨 본선 경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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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분 정도의 시연으로 치러진 예선은 정말 치열했다. 박정선(17)양과 진관 스님(옥천범음대 2년)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법고를 쳐댔다. 법고 소리만 들릴 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를 객석에서 지켜본 김양순(65) 보살은 “세상에 사람이 어떻게 저리 빨리 칠 수 이는지 모르겠어요. 참 신기합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또 응원차 온 보경 스님(대구 용연사)은 “스님들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학생들과 일반 불자들도 너무 장엄하게 법고춤을 잘 추는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즐거워했다.
경연장안 열기도 뜨거웠지만 밖에서도 이에 못지않게 그동안의 연습을 총 점검하느라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리허설을 하는 이들이 곳곳에 눈에 들어왔다.
1시간 30분 동안의 예선 끝에 본선 진출자 17명이 가려졌다. 3대 1의 경쟁을 뚫고 올라와서인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깡총강총 뛰면서 즐거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선전이 진행되는 동안 전승관 밖 경복궁 거리에서는 일반시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법고를 쳐보는 체험 기회도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본선경연은 3층 대법당에서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운산 스님은 법어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문화 즉 불교문화가 세계 속에서 차별화된 한국을 나타낼 수 있다”며 “법고경연대회의 좋은 인연으로 불교의식을 오롯이 보존하고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불교의식을 전수하는 좋은 문화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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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일(국립창극단 단원)씨의 사회로 2시간 동안 펼쳐진 본선 경연은 참가자나 관객 모두 진지한 분위기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참가자의 진기명기가 간간히 펼쳐질 때마다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심사위원장 환우 스님(재정부원장)은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은 사실이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춤사위와 북의 장단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며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회라는 점에서 불교문화의 관심과 발전을 한 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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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환우 스님을 비롯해 도암 스님(교무부장), 법경 스님(교임부장), 무공 스님(중앙선거관리위원장), 대봉 스님(경기중부 종무원장) 등 5명의 심사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 한 끝에 드디어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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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빠르고 힘찬 북소리를 들려준 진관 스님(사진)이, 금상은 무공, 법수 스님, 박정선씨가, 은상은 우영옥, 심수경, 정희선씨가, 동상은 준범, 법연 스님, 오명옥, 장수정씨가 각각 수상했다. 또한 장려상은 장윤실, 김태림, 변정인씨에게 돌아갔다. 이들에게는 각각 상장 및 트로피, 부상 등이 수여됐다.
종정예하가 수여하는 대상을 2회 이상 받게 되는 수상자에게는 법고의 명인자격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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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를 총 진행한 능화 스님(문화부장)은 “법고대회는 실력을 가늠하는 자리가 아닌 종도들과 전 불자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향후 정례화 된 행사로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10월에 일반 시민들도 관람할 수 있게 경복궁 마당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고는 중생의 번뇌를 물리치고 해탈을 이루게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어리석은 중생을 깨달음의 길로 이끌게 하는 힘도 있다. 이날 약 7시간 동안 사간동에 울려 퍼진 법고의 소리는 어리석은 우리네 중생들이 사는 시방세계를 깨우쳐 주기에 충분한 큰 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