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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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 “학생 눈높이 맞는 불교수업”
권진영 동대부여중 교법사

불교계 인재양성의 근간에는 종립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종립학교에 근무한지 14년 된 동대부여중 권진영 교법사. 처음 동국대부속고등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교법사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말씀을 전하는 성직이기에 아이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불교가 현실적인 좋은 영향을 주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아이들에게 부여해 줘야 불교적 인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박제화 된 종교 그대로 전달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불교교육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권 교법사도 처음 부임했을 때는 부처님의 말씀, 불교 교리를 전달해 깨달음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 지식 전달에만 치중했다. 종교 교과서의 교법사용 지도서도 만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아이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였던 거죠. 변화하는 세상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신세대들에게 구식방법으로 불교를 이해하라고 강요했던 거였습니다.”

그때부터 교과서를 초월해 아이들에게 불교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권 교법사의 고민이 시작됐다. 불교의 장점은 불교문화라는 생각에 아이들 교육에 불교문화를 접목시켰다. ‘사경’과 ‘사불’을 지도했더니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쉽게 집중했다. 이렇게 해서 ‘청소년 사경공모전’이 파라미타에서 시작됐고 벌써 10회를 맞이했다.

“불교교리에 대한 이해 없이 체험만 하다 보니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혜, 부처님의 자비사상 등을 아이들에게 체득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생겼습니다. 불교는 교육 원리를 다 가지고 있기에 마음의 평정, 직관적인 지혜가 어우러지는 수업방법을 찾아야 했죠.”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으로 ‘참선’을 개설했다. 참가한 아이들의 대부분이 ‘엄마가 시켜서’ ‘담임선생님이 권해서’라며 수동적인 자세였다. “지금 이 순간 네 생각이 너의 전체 삶이라고 설명하면서 참선을 통해 내 삶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마음과 정신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권 교법사의 참선수업은 3시간 동안 20여분만 참선을 하고 나머지는 불교를 통한 비전제시로 채워진다.

권진영 교법사는 청소년들에게는 사성제 팔정도 등 단순한 교리 전달이 아니라 교육과정이나 방법론을 현대적으로 개선해 불교하면 얻는 이익이나 영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십이연기는 그 자체로 훌륭한 불교교육 과정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불교의 교수방법론은 계정혜를 근간으로 이뤄집니다. 초등학생은 나쁜 짓 안하고 착하게 사는 것을 알려주면 됩니다. 이것이 ‘계’입니다. 중학생에게는 참선을 중심으로 수준에 맞는 명상법을 가르치며 마음의 평정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면 됩니다. 이것은 ‘정’에 해당되지요.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부처님의 말씀을 지혜의 검으로 삼을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바로 ‘혜’입니다.”

권 교법사는 계정혜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방법을 총괄적이고 체계적인 신도교육 과정에도 반영해야만 불교적인 인재를 생산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산관리 전문가 우승택씨의 유식을 투자에 접목시킨 강의가 바로 불교적 ‘비전’이라는 권 교법사는 “불교와 현실을 회통시켰기 때문에 부처님이 수기 내린 것만큼의 비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청소년기에 접했던 불교가 지혜샘으로서 있는 자리에서 불교적인 가피 얻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면 중등교육에서 더 바랄게 없다”는 권진영 교법사의 자그마한 소망을 들으며 불교인재양성의 미래를 그려본다.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7-10-15 오후 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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