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타는 태양은 여전하지만 아침 저녁 스미는 바람에 가을이 묻어있다. 농익어 가는 10월의 가을 속에 부산ㆍ경남은 축제로 물들고 있고 가을의 정취로 고요하던 산사에는 ‘개산대재’가 새롭게 단장했다.
개산조 본산(本山)을 일으키고 산문을 여는 일을 기념하며 창건일 및 입적기일을 맞아 마련하는 각 사찰의 개산대재가 새로운 지역문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범어사(주지 대성)는 지난 4년간 개산문예대전으로 개최해 왔던 행사를 올해를 계기로 참선을 바탕으로 한 ‘개산선문화축제’로 확대하여 개최한다.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개산선문화축제’에서는 한국의 대표적 불자 연예인 강부자씨 초청 행복불자가족 참선법회와 ‘비우니 향기롭다’의 저자 박범신 작가의 명사초청 행복불자강연이 열려 가정과 직장에서의 참선실천을 통한 행복 찾기의 해법을 들려줄 예정이다. 법요식과 다비식 등 의식행사와 다양한 전시행사 그리고 산사 가족 콘서트를 준비한다. 특히 가족사랑 명상걷기, 범어사 가람순례 선문화 체험, 선문화축제 템플스테이 등 체험행사를 폭 넓고 다채롭게 마련하여 누구나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통도사(주지 정우)는 산사음악회를 새롭게 마련하고 불교 포교를 위한 외국인 문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 이색적이다. 통도사 기획국장 지상 스님은 “오곡 백과가 익어가는 풍성한 계절인 가을에 긴 추석연휴가 끝나고 헛헛해진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줄 다채로운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또 “지역민들을 위해 지역 직거래 장터 농수산물 장터와 양산 지역의 도자기 장인의 작품을 모아 전시하여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도심수행도량 미타선원(주지 하림)도 처음으로 개산문예축전 ‘함께 밝히는 용두산 佛빛 등대’를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한다. ‘신행생활의 공동체’의 개념으로 평소 신도들의 신행 생활을 모아 보여주는 축제의 자리로 준비한 것이 미타선원 개산대재의 특징이다. 신도들이 마련한 전시행사와 체험행사 그리고 어울림 한마당을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수행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또 불모산영산재보존회를 초청하여 영산재를 열고 숙우회 선차 시연을 통해 불교문화를 지역민들과 나누는 시간도 연다.
단풍이 짙어가는 가을의 문턱에서 개산대제가 열리는 근교 사찰의 산사 음악회나 학술제에 참가해 속세의 상념들을 훌훌 털어 버리는 것도 우리의 삶을 재충전하는 좋은 방법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