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가 최근 ‘신정아 학력위조’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검찰과 언론, 정치권에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10월 4일 ‘검찰의 공정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언론은 진실 보도로서 존재적 사명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정치적 이용을 경계한다’는 제목의 성명 3개를 잇달아 발표하고, 검찰과ㆍ언론ㆍ정치권에 조속하고 공정한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검찰의 공정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성명에서는 “검찰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언론이 이를 왜곡 과장보도함으로써 불교계가 마치 검은 커넥션의 고리에 있는 듯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며 “오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매진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하루 빨리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어 언론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의 최근 보도(9월 12일자 1면, 21일자 1면 등)에서 보듯 언론이 불교계에 대한 악의적 의혹을 제기하고, 불교계에 의혹과 비리가 만연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 될 경우 전체 불자들의 명예손상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를 위한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정정보도와 사과 등 그동안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약속한 사항을 빠짐없이 실행하고, 더 이상 왜곡과 폄하, 의도된 짜 맞추기가 없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신정아씨 사건이 권력층 비호사건으로 확대되면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엿보인다”며 “특별교부사의 경우 불교계만이 아니라 이웃종교 등도 집행되었음에도 마치 불교계만 특혜와 편법 혜택을 받은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혐의가 짙다”며 △정략적 이익을 떠나 최선을 다해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것 △특별교부금 등의 제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 △국민통합과 화해에 장애되는 종교편향 행위를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지난 9월 28일 미얀사 민주화 시위의 무력탄압에 대한 항의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미얀마 군부의 인권유린과 폭력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대한불교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과 함께 ‘미얀마 사태 불교대책기구’를 구성해 사태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지원활동ㆍ국제사회 호소ㆍ기금 마련 등에 나설 계획이다. 불교대책기구 발족과 관련한 간담회는 10월 5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1>
검찰의 공정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신정아씨” 학력위조 혐의로 촉발된 최근의 사건이 본격화된 지 2달여를 지났다. 이 사건은 그동안 부적절한 스캔들 사건, 권력층 비호사건, 몸 로비의혹 사건, 불교계 특혜사건을 넘어서 이제는 개인비리사건으로 널뛰기를 하면서 사건의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종잡을 수 없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다. 이는 모든 사회적 행위의 기준이 법에 근거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학력위조에 따른 단순 업무방해죄로 출발하여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횡령 등 거론되는 법조항만 해도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수색영장기각, 구속영장기각과 영장청구연기 등 법에 근거하여 집행할 수 있는 수단들이 법원에 의해 거부됨으로서 “법치”에 대한 국민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먼지털이식 수사” 이고 “프로메테우스 침대”에 앉힐 법집행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핵심에 있는 검찰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언론은 이를 왜곡 과장보도로 확대하고 검찰은 다시 수사하는 등 사건의 실체적 규명보다는 사회적 파장을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교계가 마치 검은 커넥션의 핵심 고리에 있는 듯한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우리 불자들은 그동안 인내로서 언론의 무차별적인 뭇매와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에도 오직 사건의 실체적 진상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만을 원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정황은 더 이상 우리의 인내심을 감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동국대에 대한 3차례 압수수색과 변양균 실장의 10차례 소환조사, 그리고 언론의 오보 속출과 정치권의 움직임은 불교계를 희생양으로 삼아 반사이익을 얻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나하는 분노의 목소리들이 높아지게 하고 있다. 항간에는 이번 사건이 대통령선거가 끝나야 마무리될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우리는 검찰에 촉구한다.
좌고우면을 떠나 오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매진하여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상을 하루 빨리 밝힐 것을 촉구한다.
2007년 10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성명서 2>
언론은 진실 보도로서 존재적 사명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신정아 씨” 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알권리”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언론의 횡포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9월 12일자 1면 보도, 9월 21일자 1면 보도 등)는 악의적 의혹 부풀리기에 앞장섰으며, 이를 통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얻어내려는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불교계의 의혹과 비리가 만연한 것처럼 보도함으로서 불자들의 자긍심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국민일보, 노컷뉴스, 세계일보, 서울신문 등은 국책사업으로 정상적인 진행을 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사업도 마치 특혜성 사업인 양 보도함으로서 불교계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 더구나 “알몸사진”을 게제하고 “알권리”라고 항변하는 모습에 이르러서는 분노를 넘어 참담하기까지 한다.
신델리아를 꿈꾸던 신정아씨에게 날개를 달아준 곳이 어디인가? 조선일보 등은 “칼럼 필진”등으로 극진히 우대하였고 이는 신정아씨의 허위의식의 발판이 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해당언론의 반성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하이에나와 같은 속성만이 번뜩이고 있는 언론의 양면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언론은 공기(空氣)와 같은 존재이다. 오염된 공기는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미래세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나쁜 공기를 공급하는 곳은 사회적으로 퇴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정상적인 과정과 결과가 아닌 “의도와 조합”을 경계한다. 언론은 불교계와 관련하여 의혹부풀기와 짜맞추기 그리고 아니면 말고 식의 언론 보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만일 이와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면 이에 대하여 엄중한 공분과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예로 전체 불자들의 명예손상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를 위한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정정보도와 사과 등 그동안 벌인 잘못된 보도에 대하여 약속한 사항을 빠짐없이 실행할 것과 더 이상 왜곡과 폄하, 의도된 짜 맞추기가 없기를 촉구한다.
2007년 10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성명서 3>
정치적 이용을 경계한다!
“신정아씨” 사건이 권력층 비호사건으로 확대되면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곳곳에 엿보인다.
정상적인 과정을 통하여 집행된 월정사 국조보조금의 배후에 여권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관여한 것으로 보도한 데 이르러서는, 이번 사건이 실체적 규명보다는 사회적 파장을 통해 선거 국면에서 정치적 이익을 우선한다는 국민적 우려를 감출 수 없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 템플스테이 사업 등 정상적 사업도 마치 권력층의 봐주기 때문이라는 정보를 흘림으로 이에 편승하였다.
이는 결국 불교계를 권력의 비호와 편법으로 인하여 유지되고 막대한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듯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였다.
불교계의 항의에 직면한 한나라당은 급기야 “문화재보호기금법 처리”제한구역 특별조치법“ 등 불교계를 위한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는 등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금 여론의 뭇매를 맞는 특별교부세의 경우 불교계만이 아니라 이웃종교 등도 집행되었으며 정치권은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그럼에도 마치 불교계만 특혜와 편법 혜택을 받은 것처럼 혹독히 매질을 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과 정책적 대안”은 뒤로 한 체 여론재판에 몰두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대통령선거라는 시기에 정치적 이용의 혐의가 짙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정부, 여당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하여 이렇다 말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으니 사건은 널뛰기를 하고 국민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 항간에는 이번 대통령선거가 “정책은 없고 스캔들”로 끝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정치권에 촉구한다.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여야, 정략적 이익을 떠나 최선을 다하여 조속히 마무리 할 것과 특별교무금 등 문제가 되고 있는 제도에 대하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 그리고 국민통합과 화해에 장애가 되는 종교편향 행위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2007년 10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성명서 4>
미얀마 군부를 인권유린과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
미얀마에서 사상 유래 없는 인권 유린과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수백 명의 사상자와 수천 명의 강제 구금 사태 등 그 참담함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국민 여론을 수용하기보다는 오직 총칼로서 국민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통제하고 있다.
더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봉대한다는 그곳에서 이와 같은 참혹한 살상이 벌어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군부는 스님을 학살하고 그것도 모자라 수천 명을 승복을 벗기고 죄수복을 입혀 수갑을 체운 상태로 강제 구금하고 있다니 이 어찌 불제자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이에 미얀마 국민들의 침묵으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유엔결의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의 3천여 명의 대학살과 수만명의 국외 망명사태를 잊지 않고 있다. 그 참혹함을 딛고 일어난 미얀마 국민과 운동의 중심에 선 스님들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이번에는 기필코 미얀마에 민주화가 이루어길 기원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지난 9월 28일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항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물론 민주화의 완성을 위하여 전방위적이고 다각적인 대책과 지원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불교대책기구”를 구성하여 사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일은 물론 지원활동, 국제사회 호소, 기금 마련 등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고자 한다.
우리는 지난 시기 반민주 군사정권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으나 불교계의 참여와 노력이 부족하였음을 잘 알고 있다.
이와 같은 우(愚)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불교계는 적극적인 참여와 실질적인 지원으로 미얀마 국민들과 불자들이 참담함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당부한다.
2007년 10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