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스님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얀마 민주 평화 운동에 대해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자승 스님과 중앙종회 종책모임들이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9월 27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의 중생들이 굶주림과 공포에 떨게 된 것은 미얀마 군부정권의 부도덕과 무능에 기인한 것”이라며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정진만 하던 스님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것 또한 군부정권의 부도덕과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미얀마 군부정권의 지도자들이 스스로 말하는 바와 같이 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불제자라고 한다면 당장 구속된 스님과 정치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모든 권력을 민간에 이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화엄회, 무차회, 금강회, 보림회 일동도 27일 “20여 년간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해 모든 정치범을 즉각 자유롭게 해야 한다”며 “한국의 스님들은 미얀마에 평화와 자유가 찾아와 진정한 부처님의 나라로 설 때 까지 한국의 재가 신자들과 더불어 모든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다음은 자승 스님과 종책모임 성명서 전문.
미얀마에 자유와 평화가 깃들기를 희망하며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님들이 중심이 된 민주 평화 운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바간, 퉁구, 알라웅파야 왕조로 대변되는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미얀마는 40여 년이 넘는 군부의 독재 하에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였고, 국민들은 감시와 테러의 위협에 시달려왔습니다. 이처럼 미얀마의 중생들이 굶주림과 공포에 떨게 된 것은 미얀마 군부정권의 부도덕과 무능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정진만 하던 스님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것 또한 군부정권의 부도덕과 무능입니다.
만약 미얀마 군부정권의 지도자들이 스스로 말하는 바와 같이 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불제자라고 한다면 당장 구속된 스님과 정치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모든 권력을 민간에 이양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이 미얀마 스님들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고 군부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더 이상의 집착은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1988년 미얀마 군부가 수많은 미얀마 중생들을 살육하는 모습을 지켜본 바가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부처님의 땅 미얀마가 군부정권의 탐욕으로 인하여 다시금 그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아무쪼록 더 이상의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얀마 정치 지도자들이 현명히 판단하고 결정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우리 한국의 스님들이 평화와 자유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미얀마 스님들과 국민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을 약속 드리며, 비슷한 아픔을 경험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께도 미얀마의 민주화를 적극 지지하고 후원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불기 2551(2007)년 9월 27일
대한민국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자승 합장
미얀마 스님들의 자유 민주 평화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스님들이 펼치고 있는 평화적인 자유 민주 인권 운동을 우리 한국의 조계종 중앙종회 스님들도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보낸다. 지난 한달여간 수 천명의 미얀마 스님들은 옛 수도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등 전국에서 반 정부 평화시위를 벌였다. 스님들은 줄지어 평화롭게 걸으며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할 자유와 인권을 요구했다. 하지만 군부정권은 경찰을 동원, 경고사격을 하고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방패와 경찰봉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스님과 시민 등 수 백명이 부상당하고 구속당했다. 일부 외신은 최소한 8명의 스님이 시위진압과정에서 사망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시위는 더 크게 번져 가두행진 일주일째인 지난 22일에는 88년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인파인 10만명의 시위대가 양곤시내에 운집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행센터가 도처에 널려 있으며 불사리탑을 숭배하는 부처님의 나라 미얀마에서 스님들이 거리로 나섰으니 군부정권의 폐해가 얼마나 깊고 막심한지는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 나라의 스님들은 존경받는 스승이며 수행자이면서 나라가 위급하거나 국민들이 도탄에 빠졌을 때는 구국의 길에 나선 민족 지도자기도 하다. 영국 식민지 시절 고승들은 민족주의 운동을 주도했고,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짓밟고 군사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를 반대하며 민주화 운동을 펼쳤던 주인공도 스님들이었다.
우리 한국의 스님들은 나라와 민족, 언어는 다르지만 한 부처님을 모시는 일불제자로서 미얀마 스님들의 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 미얀마 스님들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은 정치적, 세속적 구호가 아니라 온전히 불교적인 가치다. 모든 생명은 불성을 지닌, 존엄한 존재임을 만 천하에 설파하셨던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늘날 자유 인권 평화의 가치와 동일하다. 인간은 누구나 그 어떤 이유로도 자유의지와 인권이 침해당해서는 안된다. 가난과 굶주림과 공포에 떨어서도 안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이나 파고다 속에만 있는 추상적 명제가 아니라 먹고 자는 가장 기본적인 삶속에 투영되어 있는 목숨과도 같다. 따라서 미얀마 군부정권은 이들이 진정 삼보에 귀의한 불제자라면 스님들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여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며 경제적 민주화를 지체 없이 시행해야할 것이다. 또한 20여년간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하여 모든 정치범을 즉각 자유롭게 해야한다. 그리하여 미얀마 국민들의 정신적 귀의처인 쉐다곤 파고다에 희망과 환화가 물결치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스님들은 미얀마에 평화와 자유가 찾아와 진정한 부처님의 나라로 설 때 까지 한국의 재가 신자들과 더불어 모든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
불기 2551년 9월 27일
대한민국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내 종책모임
화엄회, 무차회, 금강회, 보림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