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들이 이사회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썼다. 자발적인 서명운동으로 교수들의 요구가 형성됐다. ‘신정아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와중이라 동국대 교수들의 요구는 각이 매섭다. 이제 신정아씨의 예일대 박사학위가 진짜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정아씨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군 상황이 아닌가. 거기에 영배 스님이 창건한 흥덕사와 변양균 실장이 재적 신도로 등록된 보광사 동국대 전임 이사장과 현 이사가 소속된 월정사 등에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교부금이 지원된 것에 대한 의혹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고 보니, ‘신정아 사건’은 불교계에 매우 위험한 불길로 번지고 있다. 학력의 진위가 발단이지만 이제 사건은 학력의 문제를 떠나 권력의 비호라는 영역 속에서 교부금의 지원 과정까지 파헤쳐 지고 있다. 정말 어디까지 어떤 형태로 번져갈지 아무도 모를 ‘요원의 불길’ 같다. 이 불길을 잡는 방법은 없을까? 지금으로서는 책임져야 할 사람이 인정할 것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게 가장 빠른 진화 수단으로 보여 진다. 동국대 교수들의 이사진 사퇴 요구는 학교와 종단 나아가 불교계를 빨리 신정아 사건에서 헤어나게 하는 단초가 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정아씨의 학위를 놓고 이사장 영배 스님이 ‘진짜’를 확신하는 발언과 함께 ‘아니면 책임지겠다’는 말도 공식 회의에서 했기 때문에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목소리는 일정부분 힘을 얻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도 종립학교를 관리할 의무가 있는 만큼, 가능한 기구를 동원해 책임 소재도 가리고 법에 의한 징계조치를 취하는 등 종단차원의 대책 수립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