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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송과 투서’ 악습 못 버리나
조계종의 고질적인 병폐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회법에 의지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괴문서’ ‘투서’라 불리는 유언비어의 살포다. 돌이켜 보면 조계종의 현대사는 이 두 악습 때문에 멍들고 상처 났다.

최근의 조계종도 악습에 휘말리고 있다. 소위 ‘신정아 사건’으로 위상이 땅에 떨어진 종립 동국대학에서 장학금 유용 사실이 드러났다. 유용의 당사자인 중진급 교수가 불교대학장을 맡고 있는 교수(스님)의 중 고교 학력 문제를 들춰냈다.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을 동원했다. 사실관계를 떠나 ‘이런 시점’에 ‘그런 문제’를 ‘그런 사람’이 터드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불자들은 “땅에 떨어진 학교 권위를 아예 짓밟아 뭉개는 처사”라고 밖에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또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상대로 중원스님이 낸 각종 소송도 불교계를 바라보는 대중적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음사 사태가 최근의 조계종 위신 실추의 한 축이었는데 ‘관음사의 오랜 주인’이었던 중원 스님이 소송의 당사자로 나선 것이 불자와 국민들에게는 좋게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내부문제를 사회법으로 끌고 갈 때는 ‘오죽하면’이란 면피성 술어가 따라 붙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큰 틀에서의 종단 상황을 보는 혜안이 절실하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2007-09-19 오후 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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