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들이 9월 16일 ‘신정아 학력위조 사태’와 관련해 재단 이사진의 총사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정재형 교수(영상대학원 영화영상학과)외 동국대 119명 교수들은 ‘오늘의 동국대학교 사태를 바라보는 교수들의 입장과 요구’라는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제기했다.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동국대는 최근 몇개월 동안 이른바 ‘신정아 게이트’의 발원지로 개교 이래 최악의 치욕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학교 당국은 지금까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 세간의 불신과 의혹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배 이사장은 제228회 이사회에서 ‘가짜학위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동국대의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교수들은 “오영교 총장도 이번 사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기자회견을 통해 변양균을 옹호하는 식의 발언을 해 더욱 큰 의혹을 일으켰다”며 “이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전문
<오늘의 동국대학교 사태를 바라보는 교수들의 입장과 요구>
동국대학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이른바 ''신정아 게이트''의 발원지로 연일 매스컴의 따가운 주목을 받으면서, 개교 이래 최악의 치욕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고, 동문들은 학교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을 터뜨리고 있으며, 학부모와 국민들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사학 동국대에 실망하고 있다.
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힘들다. 학교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태도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신뢰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와 동문들이 학교 당국자들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책임 소재의 명확한 규명 및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학교 당국은 지금까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 세간의 불신과 의혹을 조장하고 있다. 뿐인가. 학생들을 올바른 학문의 길로 인도해야 할 교수들마저 깊은 자괴감에 빠져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에 구성원으로서의 도의적인 책임감을 깊이 통감하는 우리들은 하루라도 빨리 동국대학교에 실망하는 분들에게 사과를 올리고 학원 정상화를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대학은 학문연구의 요람이며, 진리탐구의 전당이다. 특히 동국대학은 무명과 아집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추구하고, 세상에 진리의 등불을 밝히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설립한 100년 역사의 불교 종립대학이다. 그러나 오늘날 동국대학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이런 엄연한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하다. 대학은 종교단체도 아니고, 회사도 아니다. 종교논리가 지배하면 대학은 종교단체가 되고, 경영논리가 우위에 서면 이익 창출에 목말라하는 회사가 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정아 사건은 이런 논리의 모순과 초발심의 상실로 방황하고 있는 동국대학교의 구조적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 동국대학교가 하루라도 빨리 대학다운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시급하게 이행되어야 한다.
1. 이사장과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라
학교당국은 신정아 사건이 전임 총장의 책임 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사장은 제228회 이사회에서 가짜학위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였던 만큼 동국대의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해 오늘의 사태를 자초한 이사들 역시 공동책임을 지고 전원 물러나야 한다.
2. 총장은 사태해결에 책임져라
신정아 사건은 전임총장만의 과욕으로 일어난 일이기 전에 변양균을 비롯한 외부의 실세 등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복합적인 사건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총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신정아 개인만의 사기행각으로 돌리고 검찰에 고발해 놓았으니 그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기자회견을 통해 변양균을 옹호하는 식의 발언을 하여 더욱 큰 의혹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3. 대한불교 조계종은 동국대학교 운영 방식을 쇄신하라
동국대학교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 동문들은 물론 수많은 불자와 국민들은 신정아 사건을 통해 동국대학교의 100년 명예가 참혹하게 실추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오늘의 사태가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의 하나가 종단 및 재단 내부의 갈등에 있다는 의혹을 갖게 되었다. 종단은 국민들의 불교계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씻어내고 동국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재단이사회의 구성 방식을 비롯한 제반 사항을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오늘의 이 치욕스러운 사태에 절망하고 탄식하기 전에 진심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내부 모순을 척결하는 것만이 동국대학교의 미래 100년을 건설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2007년 9월 16일
김선근(불교대) 한보광(불교대) 김상일(문과대) 김상현(문과대) 노헌균(문과대)
이경철(문과대) 임호일(문과대)양홍석(문과대) 양문흠(문과대) 오태석(문과대)
장시기(문과대) 정병준(문과대) 정수현(문과대) 최인숙(문과대)
허남결(문과대) 황혜인(문과대) 황훈성(문과대) 김선정(이과대) 김영순(이과대)
남궁욱(이과대) 박봉서(이과대) 박태준(이과대) 이관제(이과대) 최중철(이과대)
연기영(법과대) 김무곤(사과대) 박명호(사과대) 이윤호(사과대) 이황우(사과대)
심익섭(사과대) 정용길(사과대) 조 은(사과대) 황태연(사과대) 이영재(경영대)
강호덕(생자대) 이병무(생자대) 김범주(공과대) 김상범(공과대) 김 용(공과대)
민창식(공과대) 박관순(공과대) 방세윤(공과대) 백수현(공과대) 송명호(공과대)
성관제(공과대) 신재호(공과대) 엄기환(공과대) 이동욱(공과대) 이명식(공과대)
이성철(공과대) 이재섭(공과대) 이지호(공과대) 이진구(공과대) 이호용(공과대)
원치선(공과대) 전병훈(공과대) 조봉연(공과대) 조정식(공과대) 최한호(공과대)
황진환(공과대) 박춘엽(정산대) 안종석(정산대) 양기주(정산대) 이창환(정산대)
장태무(정산대) 전서현(정산대) 홍영식(정산대) 강택구(사범대) 고재석(사범대)
고진호(사범대) 김성훈(사범대) 김용기(사범대) 박부권(사범대) 유시규(사범대)
윤선태(사범대) 이혜은(사범대) 정태섭(사범대) 한철호(사범대) 황인규(사범대)
김종완(영상미디어대) 박종호(영상미디어대) 강춘애(예술대) 오원배(예술대)
오병욱(예술대) 정예경(대학원) 김정호(영상대학원) 김정환(영상대학원)
김 준(영상대학원) 문원립(영상대학원) 민병록(영상대학원) 박상훈(영상대학원)
이원덕(영상대학원) 유지나(영상대학원) 정수완(영상대학원) 정재형(영상대학원)
고창택(인문과학대) 곽 근(인문과학대) 김선학(인문과학대) 김신재(인문과학대)
박주방(인문과학대) 안재호(인문과학대) 이임수(인문과학대) 이점원(인문과학대)
정갑동(인문과학대) 최영조(인문과학대) 최효식(인문과학대) 황상주(인문과학대)
강태호(과학기술대) 변정영(과학기술대) 함경수(과학기술대) 이철기(법정복지대)
김영국(경영관광대) 김의창(경영관광대) 임배근(경영관광대) 하언국(경영관광대)
김진택(한의대) 김익중(의과대) 홍성원(의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