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결과 불교대 조용길 교수가 불교장학회 장학금을 유용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동국대 한진수 부총장(진상조사위원장)은 9월 4일 오전 11시 부총장실에서 교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문제가 불거진 (재)동국대 불교학생회 장학금 유용 문제에 대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 부총장은 “이 문제는 지난 8월 17일 동국대 불교대 학생회 회장 혜공 스님이 오영교 총장에게 불교장학회에 비리 의혹이 있다며 진상 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며 “총장 지시로 8월 20일 진상조사 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3년 간 750여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부총장은 “불교장학회에는 이사 4명과 감사 2명이 있는데 이중 일부 이사와 감사는 자신이 직책을 맡고 있는 줄 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이사회조차 열리지 않았으며 단 한 차례의 감사보고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냈다”고 말했다.
조용길 교수에 대한 향후 징계조치를 묻는 질문에 한 부총장은 “불교장학회는 동국대와는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동국대측에서 사실상 장학회를 조사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장학회 이사장이 동국대의 교원이며 유용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조용길 교수에게 도덕적 책임은 물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한 부총장은 “앞으로 추가 조사 과정을 거쳐 징계위원회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동국대학교 불교장학회는 1958년 9월 17일 백성욱 당시 동국대학교 총장이 서울 중부교육청에 설립허가를 받은 공익장학재단이다. 백 총장은 불교대학의 발전을 위해 재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학재단은 1987년 2학기까지 외부장학금 명목으로 학교를 통해 7명에게 40만원씩 지급해 왔다. 하지만 조 교수가 이사장으로 부임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조 교수는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새로 개설한 통장에 장학금 명목으로 750여 만원을 입금시킨 뒤 진상조사위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750여만원은 장학회 원금(1억360만원) 3년 이자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한편 동국대 불교대학 학생회는 이와 관련, 9월 3일 성명을 발표하고 조용길 교수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국대 불교대학 학생회(회장 혜공 스님, 이하 학생회)는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내자!’란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동국대에서 올바른 것을 실천하고 가르쳐야 하는 불교학과 교수가 장학금 횡령''이란 파렴치한 행위를 저지르고 이것을 무마하기 위해 많은 핑계를 일삼고 있다”며 “징계위원회가 교직원들과 전체 학생들과 종도들의 소명을 받아 엄한 호법신중님으로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끔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회는 “조 교수는 2004년도에 재단법인 동국대학교 불교장학회 이사장 자리를 위임받아 이사회의 동의도 없이 서류를 위조해 교육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회는 “조 교수는 교육법에 따라 매년 교육청에 장학보고를 해야 하는데도 이사와 감사에게 장학사업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장학금 지급에 대한 회의를 하지 않은채 교육청에 이사나 감사들이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확인 도장을 해마다 자신이 직접 찍고 관련문서는 위조해 보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