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최근 종단 상황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지관 스님은 9월 4일 개원한 조계종 174회 임시중앙종회에서 “지금 우리 종단은 안팎으로 여러 가지 현안이 발생해 불자뿐만 아니라 국민의 우려를 받고 있다”며 종단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종립학교 한 교수 채용문제가 발단이 돼 우리 사회가 그동안 안고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마곡사, 제주 관음사, 백담사 등에 불미스럽고 유감스러운 일들이 생겨 역시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모든 일이 어찌 당사자들만의 책임이고 허물이겠가”라고 반문했다.
지관 스님은 “종단의 중책을 맡은 소납을 비롯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승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먼저, 종단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으로서 유감을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화재관람료 문제와 관련 “연말까지 정부당국와 협의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수행승가와 원융살림 회복을 위한 4대의제의 실천을 위해 연내에 포살법회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종무원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무, 교역, 포교, 복지 소임 등의 결제대중을 기록한 ‘수행결제록’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정아씨 가짜 학위 폭로 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장윤 스님은 이날 종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인사말 전문.
오늘 임시종회를 맞아 제방으로부터 함께 자리한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 종단은 안팎으로 여러 가지 현안이 발생하여 불자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종립학교 한 교수 채용문제가 발단이 되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안고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마곡사, 제주 관음사, 백담사 등에 불미스럽고 유감스러운 일들이 생겨 역시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모든 일이 어찌 당사자들만의 책임이고 허물이겠습니까? 종단의 중책을 맡고 있는 소납을 비롯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승가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먼저, 종단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으로서 유감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자주 모여 법을 공부하고 화합하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최후의 말씀에서는 “계율을 지키고 자기 자신에 의지하고 법에 의지하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전 종도를 대표하는 여러 종회의원스님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남으로 삼아 지혜와 경륜으로 우리가 직면한 여러 어려운 문제를 타개하는데 노력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종단 집행부는 연초에 여론화된 국립공원 문화재관람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 당국과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여 대책을 논의해 왔습니다만, 서로간의 입장이 팽팽하여 아직 큰 진전은 없으나, 근래에 와서는 “문화재 관람료 징수가 합법적이며, 사찰의 국립공원 기여도를 존중한다”는 원칙에서 대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몇몇 시민사회단체들은 협의회를 탈퇴하여 공원 입구에서 시위를 하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있지만,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대안 제시는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해관계가 다르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 해결책이 쉽지 않지만, 연말까지 정부당국과 협의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전통사찰들이 불사에 심각한 규제를 받아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 정각회와 공동으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작은 규모의 사찰 불사 제한은 상당히 완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되었고, 지금은 문제가 되어있는 화계사나 진관사 같이 큰 규모의 문제가 계류된 사찰의 불사를 시대에 맞게 할 수 있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정부당국을 좀 더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 전통사찰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현안에 대하여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지혜와 협조를 부탁합니다. 특히, 종단 집행부는 “수행과 전법으로 정진하는 조계종”을 발원하고 수행승가와 원융살림 회복을 위한 4대의제의 실천을 위해 연내에 포살법회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종무원부터 시행하고자 합니다. 수행종풍 진작은 시대적인 과제입니다. 수행은 우리 승가의 본분일 뿐만 아니라, 승가대중은 누구나 본분을 다해야 합니다. 승가의 수행종풍을 진작하기 위해 안거시 선원의 정진대중을 중심으로 〈방함록〉을 발간해 오던 것에서 더 나아가 종무, 교육, 포교, 복지 소임 등의 결제대중을 기록한 〈수행결계록〉 발간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종도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종도를 대표하여 이 자리에 모이신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지혜로운 제안과 토론을 통하여 종단의 수행종풍과 승풍이 더욱 진작되고 본분사의 수행이 더욱 더 빛나게 되어 재가대중과 사회대중들에게도 신심을 증장하고 마음의 평화가 구현될 수 있도록 가일층 합심노력하여야겠습니다.
끝으로 종회의원 스님들이 각기 하고 있는 일에 장애가 없고 항상 청안하시길 빕니다.
9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