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이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천태종은 2003년 남북합작으로 영통사를 복원했고 올 6월에는 북한과 횟수 제한 없는 자유왕래를 합의했다. 천태종은 기본적으로 주 3회에 걸친 당일코스 성지순례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런 의욕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통일부였다. 속사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통일부는 천태종에 월1회 제한을 통보했고 ‘변형된 관광’이라는 용어로 천태종을 자극하기도 했다.
천태종은 8월 25일 성명을 통해 “통일부가 남북의 순수한 종교문화 교류를 방해하고, 나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성지순례 제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통일부가 월1회 제한 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오늘(25일)을 마지막으로 성지순례를 중단할 것”임을 밝혔다.
이 같은 천태종의 방침이 발표된 이후 6일이 지난 31일까지 통일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화를 아예 안하겠다는 것인지 나름대로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통일부도 월1회 제한조치를 내놓은데 충분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일방적인 통보와 천태종과의 합의절차를 거치려는 노력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이제 천태종이 초강수를 내놓은 만큼 통일부도 불자와 국민이 납득할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