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2006년 8월 의식의 한글화 대중화를 위해 <한글통일법요집>을 완간했다. 3년 2개월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글통일법요집>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있다.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실장 도신)이 <한글통일법요집> 활성화를 위해 8월 3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했다. 2차의 연찬회 중 첫 번째 연찬회에서는 일용의식을 중심으로 음악(운율)적인 면과 문학적인 면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성운 정우서적 대표는 ‘문학적인 면에서 바라본 <한글통일법요집>’ 주제발제에서 “우리말에 대한 오역 문제와 현장성 결여로 일선 법회 현장에서 우리말 의식을 외면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압축적이며 다의적이고 운문화된 기존의 한문과는 달리 우리말로 풀었을 때 길어지고 운율성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암송하기 어려워지고 의식이 길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성운 대표는 <한글통일법요집>과 한글법회의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한글로 의식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익숙하지 않음 △한글번역의 비통일성 △우리말 번역 문제 등을 이유로 한글의식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글의식을 사용하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람들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합송이 어렵다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이성운 대표는 “현재의 불공과 천도 의식은 촌음을 다투는 현대인들에게 길다”며 “의식의 차례와 선본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율문의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방법과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며 “시제, 연결어미, 율격과 용어의 해석 등 불교 정서에 맞는 현대 우리말을 갈고 다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음운이 변해 가는 우리말 특성상 진언과 어휘의 표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보형 한국고전음반연구회 회장은 ‘음악적인 면에서 바라본 <한글통일법요집>’ 주제발제에서 “<한글통일법요집>에 나타난 음악적 용어를 근거로 보면 이를 엮어내는 과정에서 외부 음악 전문가의 자문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형 회장은 보완책으로 “<한글통일법요집>에 담긴 염불을 전문적으로 검증하는 연구집단을 결성하고, 이들이 검증해 적절히 재편된 결과를 시연할 수 있는 시연집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산하의 범패연주단과 범패교육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시범의식을 통해 보편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교연구실장 도신 스님은 “2차 연찬회에서는 상장례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