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은 8월 25일 통일부가 월 1회로 제한하고 있는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오늘 우란분절 법회를 마지막으로 성지순례를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천태종은 이날 영통사 성지순례 후 배포한 ‘성지순례 중단선언에 대한 결의문’을 통해 “순전히 종교, 문화적 교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지순례를 통일부가 ‘변형된 관광’이라는 자의적 굴레를 씌워 맘대로 틀어막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천태종은 “통일부의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제한 방침은 종교적 자유에 대해 철저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우리 천태종은 범불교도와 연합하여 이에 강력 대처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천태종은 2005년 개성 영통사 복원 이후 성지순례 정례화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6월 영통사와 선죽교, 고려민속박물관 등 유적지를 하루 일정으로 시범순례 한 이후 지난달부터 순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지순례 중단 선언에 대한 결의문>
대한불교 천태종은 민족 분단의 골짜기에 숨어있던 종단 창시 사찰 개성 영통사를 2003년 남북 합작으로 복원하였다.
이후 천태종 신도들의 영통사 성지순례는 300만 신도들의 숙원사업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남·북 문화 교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었다.
이런 영통사 성지순례를 원만하게 성사시키기 위해 천태종은 남북의 문화 종교적 차이와 정책 지원의 부조화를 무릅쓰고 북측과 숱한 협상을 벌인 끝에 마침내 지난 6월부터 횟수 제한 없는 자유 왕래라는 역사적인 성지순례 합의를 이끌어냈다.
영통사에 대한 자유로운 성지순례는 남과 북의 대규모 인적 교류가 수반되는 종교행사로 민족 동질성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북측의 전향적 개방 허용에 대해 우리는 남측 통일부에서도 당연히 이를 반기고 상응하는 화답을 할 것으로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천태종이 천신만고 끝에 북측과 자유로운 성지순례 합의를 이끌어내 오자 오히려 남측 정부는 도저히 남득할 수 없는 근거로 성지순례 방문을 월 1회로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순전히 종교 문화적 교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성지순례에 대해 통일부는 ‘변형된 관광’이라는 자의적 굴레를 씌워 마음대로 틀어막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통일부의 행태가 남·북 문화 교류를 아낌없이 지원해야 할 부처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간주한다.
이처럼 무리하게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남측 통일부의 방문제한 방침 앞에서 우리 천태종은 북측 관계기관을 비롯한 수많은 북측 관계자와 남측 순례객들에게 더 이상 무책임한 인내심만을 보여줄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대한불교천태종은 오늘부로 통일부가 남·북의 순수한 종교 문화교류를 방해하고, 나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성지 순례 제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선언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는 통일부의 책임임을 분명히 밝힌다.
하나. 대한불교천태종은 통일부가 오는 9월부터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에 대한 월1회 제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한 오늘을 마지막으로 성지순례를 중단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통일부의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제한 방침은 종교적 자유에 대해 철저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우리 천태종은 범불교도와 연합하여 이에 강력 대처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2007년 8월 25일 대한불교천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