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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추적거리는 빗소리 속에 ‘지심귀명례’가 울려 퍼졌다. 법당에서 하염없이 절을 하는 불자들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흘렀다. 눈에서는 어머니를 구하러 지옥을 찾아간 목련존자의 간절함이 형형한 빛으로 쏟아져 나왔다. 입에서는 끊임없이 천불의 명호가 이어졌다. 간절함 그리고 의연한 원력의 기운이 법당을 달구었다.
백중을 맞아 조상님을 생각하며 만 배 정진을 하고 있는 범어사 해운대 포교원 반야원(주지 목종)의 불자 100여명은 지극한 마음의 근본, ‘하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땀방울 공양을 한배 한배에 담아 부처님께 올리고 있었다.
“조상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해서는 지극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절은 하심을 공부하고 지극한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수행법입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하심을 배워 더욱 의미 있는 백중을 보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절 수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목종 스님이 만 배 수행을 진행하는 이유다.
효 실천과 가족의 화목을 강조한 목종 스님은 “삶과 죽음은 한 선에 있는데 천도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효는 가족, 근본의 뿌리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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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배 정진을 처음으로 제안했다는 안봉순(47, 관음향)보살은 “죽비를 너무 쳐서 손바닥이 부르트고 목이 쉬어 아프지만 환희심이 절로 나고 함께 동참하는 반야원 도반들의 신심 덕분에 더욱 힘이 난다”며 “천도의 의미를 알고 기도를 체험하며 알 수 있도록 도와주신 주지스님과 도반들의 마음이 서로 뭉쳐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기도에 함께 동참 중인 전정혜(55, 견우심)보살은 “부모님을 직접 선택하고 태어난 우리들인데 자신들의 뿌리를 위해 얼마나 생각하고 노력해 왔는지 이번 기도 중에 돌아보고 깨닫게 되어 절을 하는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