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의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가 정부와 종단의 엇갈리는 의견으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통일부가 지난달 영통사 성지순례를 월 1회 500명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밝혔으나 최근에는 8월에 한해 3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8월 28일부터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용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있지만 천태종 일각에서는 이번에 보여준 유연성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눈치다.
천태종은 영통사 성지순례를 통해 종단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다지고 종단 수익성도 확보한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통일부가 월 1회 500명이라는 제한선을 긋자 매우 난감해 하며 통일부와 다각적인 접촉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계의 성지순례를 포함한 대북교류는 경제교류나 관광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더구나 복원 주체자인 종단이 복원된 사찰을 성지순례 대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방문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물론 남북관계에는 많은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성지순례라 하더라도 정부의 남북교류 정책을 벗어날 수도 없다. 다만, 특별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지순례 자체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천태종의 입장에 공감이 간다.
아무튼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천태종의 영통사 성지순례 사업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마침 올 10월이면 조계종의 신계사 복원불사도 회향된다니 더욱 주목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