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김용표)가 ‘생로병사와 해탈(解脫)’을 주제로 8월 20~22일 평창 월정사에서 ‘2007 한국교수불자대회’를 개최한다.
20일 대법륜전에서 열리는 입제식에서는 고우 스님(금봉암 조실)이 ‘생사일대사와 해탈’을 주제로 법문하고, 김용정 명예교수(동국대)가 기조 강연한다. 김용정 교수(동국대 명예교수)는 미리 배포한 ‘불교의 생사관과 해탈’ 주제 논문에서 “불교에 있어 근원적인 생명이란 일시로 가화합된 생사가 있는 생명이 아니라, 그것이 공(空)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성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오늘날 물질과 정신, 주간과 객관, 생과 사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방법을 깨고, 팔정도(八正道)의 실천을 통해 생사를 초월한 불생불멸의 중도(中道)를 돌파해 들어감으로써 해탈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1일 열리는 ‘제1부 국제학술회의’는 ‘생로병사와 해탈’을 주제로 국내외 학자들이 발표를 한다.
아상가 틸라카라트네 교수(스리랑카 캘라냐대학)는 발표문 ‘상좌부 불교에서 생사(生死)의 고(苦)와 그로부터 해탈’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열반은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화’와 우리를 결박하는 요소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해탈’로 설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화와 해탈을 통해 얻어지는 진정으로 행복한 마음의 상태가 곧 ‘열반’이라는 것이다. 이어 아상가 교수는 “부처님이 ‘고(苦)’를 강조한 것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통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부처님도 이러한 방법으로 해탈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書)’를 발표할 애니 사피로 교수(미국 나로파 대학)는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비춰 보인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한 뒤, “이 책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죽음 연구가이드로,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죽음에 대한 준비로 읽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이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책은 우리에게 사후세계의 참된 성격을 파악하고, 다음 세상에서 인간으로 태어나 불법을 수행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강병조 교수(경북대 의대)는 반대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성철 스님의 고의 아닌 거짓말’이라는 논문을 통해 “성철 스님은 죽은 사람에게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영혼이 해탈을 얻을 수 있다고 했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은 윤회의 주체인 영혼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 교수는 “흔히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사상이나 보살사상은 석가모니 사후 400~500년이 지난 후 생긴 대승불교가 힌두교의 사상을 받아들인 결과”라며 “성철 스님이 말한 영혼이나 전생 기억, 차시환생(借屍還生.죽은 이가 몸을 바꾸어서 다시 살아나는 것) 등은 근기(根機)가 낮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불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밖에 22일에는 ‘공동체와 불교’ ‘인간심리, 과학과 불교’ ‘문화 예술과 불교’ 등을 주제로 분과별 발표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