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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만 지음/이태수 그림
바보새 펴냄/각권 1만원
컴퓨터게임에 쏙 빠져드는 요즘 아이들이나 혹은 이를 묵인하는 부모들에게 민속놀이는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한낱 전시품에 불과할지 모른다. 몸으로 신명나게 뛰놀았던 어른들의 어린 시절 기억을 우리 아이들이 공유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거부당할 때 당하더라도 이번 여름 방학을 이용해 부모들의 기억을 더듬어 온 가족이 함께 시도해보자.
의정부 발곡초등학교 김종만(50) 교사가 쓴 민속놀이 백과사전인 <잘 놀아야 철이 들지>를 들고서 말이다. 제기차기부터 땅따먹기까지 100여종에 달하는 민속놀이의 놀이법, 민속학적 전통, 어원, 사례 등이 자세히 소개해 놀이를 좋아했던 부모들이라면 한번 대충 훑어봐도 기억이 생생할 것 같다.
책은 놀이를 2개월 단위로 배열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놀이공간의 환경이 바뀌더라도 아이들이 어떻게든 놀이를 만들어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요즘말로 하자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창의력’ 훈련을 한 셈이다. 예를 들어 1ㆍ2월에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는 놀이가 많다.
두 편으로 나뉘어 뛰고 달리며 밀고 당기는 돼지불알놀이나 동네방네 뛰어다닐 수 있는 연날리기가 그렇다. 땅이 풀리고 풀꽃이 올라오는 3· 4월에는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 으로 시작되는 ‘꽃찾기 놀이’나 꽃이나 풀의 줄기를 엇걸어 잡아당기는 ‘풀싸움놀이’를 했다.
그러면 저자가 7 · 8월에 하면 좋다고 추천한 놀이인 ‘밤 숨바꼭질’을 살펴볼까? 술래가 한 명인 보통 숨바꼭질과 달리, 이 놀이는 술래 편과 숨는 편을 갈라 논다. 우선 한 편이 대여섯 명이 되도록 편을 가른 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한다. 술래 편은 상대편이 멀리 숨을 때까지 기다렸다 “꼭 소리 질러라!”하고 외친다. 숨는 편이 신호를 보내면, 술래 편 아이들이 찾기 시작한다. 술래 편이 숨는 편 아이를 한 명이라도 찾으면, 술래 차례가 바뀐다. 이때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숨어야 하기 때문에 재빨리 숨을 장소를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머릿속에 그려만 봐도 흥미롭지 않을까? 한편 20년 이상 민속놀이 수집과 보급에 전력했던 저자는 또 <잘 놀아야 철이 들지>외에도 14년 전 선보였던 <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 <북녘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도 손을 봐 새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