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내부에서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세 및 건물 확장 등과 같은 성장주의’(25%), 배타성(17.8%)과 종교단체의 부정부패(12.3%), 지도자의 도덕성(11.6%) 이다.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종교와 정치’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 같이 제기됐다. 7월 30일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정치와 종교에 관한 종교지도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5월 7일부터 6월 16일까지 불교 사찰 주지 스님을 비롯해 천주교 본당주임신부와 개신교 교회 담임목사 등 각 종교별 100명씩 3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중 눈여겨 볼만한 것은 종교간 갈등의 원인으로 ‘배타적인 전파방법’(32.1%)이 첫 번째로 꼽혔다는 것이다. 이어 ‘타종교 이해부족’(21.5%), ‘교리 차이’(14.3%), ‘종교지도자의 독선’(12.3%) 순으로 드러났다.
종교단체 운영의 투명성과 관련, 천주교 응답자의 85.7%가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불교는 56.1%, 개신교는 27.9%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해 차이가 있었다.
또 정치권력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종교로 47.0%가 개신교라고 답했다. 그 다음은 천주교(30.9%), 불교(20.4%) 순이었다. 선거 때 실제 득표에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서도 개신교를 꼽는 응답이 54.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불교 28.6%, 천주교 13.9% 등으로 꼽아 정치권력에 대한 영향력 응답과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한편 ‘가장 특정 종교 편향적이었던 역대 대통령’으로는 김영삼(42.7%) 이승만(30%) 전두환(8.6%) 박정희(7.5%), 김대중(6%) 前 대통령 순으로 집계됐다.
결과 발표에 이어 이번 세미나에서는 결과 분석에 대한 각 종교계의 논평도 이어졌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이 조사는 종교지도자들의 기대나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각 종교들의 실제 상황을 드러 내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치권력은 물론 실질 득표 면에서 모두 개신교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 것은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개신교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이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박희택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종교 간에 차이점들이 차별 되어서는 안되며 존재의 평등에 의한 종교 평화관으로 차이를 존중하는 종교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며 “여기에 정치가 부정적으로 개입되어서는 안됨은 물론 교정일여와 종교평화의 관점으로 단순한 정교분리의 관점을 넘어서 종교와 정치가 긍정적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장은 “종교계가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불교는 배타성, 개신교와 천주교는 성장주의 문제를 꼽았는데 배타성이 성장주의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같은 문제”라면서 “최근 개신교와 천주교의 근본주의 세력이 공세적으로 선교와 사회참여에 나서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이 문제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