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무차회가 동국대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중앙종회와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무차회는 7월 1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종립학원 동국대학교의 감춰진 ‘의혹’과 무능함으로부터 출발”한다며 “특히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영배 재단이사장이 직접 의혹을 부정하는 입장을 밝힌 것은 재단과 학교 당국의 무능과 안일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무차회는 또 “이번 사건은 건학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거듭나고자 하는 종립학원 동국대학교의 명예와 위상 뿐 만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의 씻기 힘든 오욕과 상처를 남긴 사건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위기를 사사로운 정쟁의 관계로 이해하고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유사 사건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종단 구성원 모두는 깊이 자각하고 현하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중지를 모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차회는 이번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중앙종회와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신정아씨에 대한 동국대 차원의 검찰 조사 의뢰 △영배 이사장 스님의 공개 사과와 자진 사퇴를 포함한 재단 이사진의 책임 있는 결단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임원 선출 등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화엄회와 무량회도 9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사장 영배 스님 등 관련자 공개사과 △장윤 스님 이사직 원천 복직 및 재단임원진 전원 사퇴 △감사원과 교육부의 엄중 조사 및 방지책 마련 △종립학교관리위원회와 총무원 호법부 조사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무차회 성명서 전문.
종립학원 동국대학교 신정아 사건에 대한
무 차 회 입 장
존경하는 원로대덕 큰스님과 중진스님 그리고 제방에서 수행과 포교에 진력하시는 사부대중께 삼가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
최근 종립학원 동국대학교는 신정아 교수의 불법 채용 사건으로 인해 일파만파의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신씨의 교수 채용과 관련한 각종 의혹은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도약하고자 했던 광주 비엔날레 재단은 이사진 전원 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건이 검찰에 정식 고발됨으로써 사법의 준엄한 심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이유여하를 떠나 종립학원 동국대학교의 감춰진 ‘의혹’과 무능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교수 임용에 반드시 필요한 학원 구성원의 검증 절차를 무시한 ‘특별채용제도’도 그러하며, 2005년 신씨 임용 당시부터 불거진 관련학과 교수들과 재단 이사진 내부의 의혹제기를 학교와 재단이 철저히 무시한 점, 의혹을 제기한 재단 이사를 해임 조치한 행위 등은 현재와 같은 사태를 학교와 재단이 자초한 것에 다름 아니며, 국민적 의혹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행위입니다.
특히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영배 재단이사장이 직접 의혹을 부정하는 입장을 밝힌 것은 재단과 학교 당국의 무능과 안일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태입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국대학교 자체 진상 조사 역시 신씨 임용의 직접 당사자인 전임 총장에 대한 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무능함으로 인해 의혹만 부풀리고 있을 뿐입니다.
존경하는 원로대덕 큰스님 이하 중진스님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사학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뿌리 깊이 남아 있는 냉엄한 현실 앞에 불거진 이번 사건은 건학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거듭나고자 하는 종립학원 동국대학교의 명예와 위상 뿐 만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의 씻기 힘든 오욕과 상처를 남긴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명예와 욕망을 좆는 한 개인의 비법적 행각으로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도록 우리 내부의 폐습과 안일한 관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경종이 필요한 때입니다. 또한 이같은 위기를 사사로운 정쟁의 관계로 이해하고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유사 사건은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종단 구성원 모두는 깊이 자각하고 현하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중지를 모아내야합니다. 이에 종단의 대의기구이며,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의원 모임인 우리는 이번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 중앙종회와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합니다.
동국대학교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바 종립학원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와 종단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는 공동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신씨 임용 과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여 종도들 앞에 여과 없이 밝힐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 신정아씨에 대한 동국대학교 차원의 검찰 조사 의뢰를 촉구합니다.
7월 16일 동국대학교 재단측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듯이, 학교와 재단측은 미국에 체류 중인 신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즉각 의뢰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명징한 해결과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야할 것입니다.
-. 영배 이사장스님의 공개 사과와 자진 사퇴를 포함한 재단 이사진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합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이번 사건에 대한 전 과정이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영배 이사장스님을 포함한 재단 이사진의 도의적, 행정적 책임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종립학원의 최고책임자인 영배 이사장스님 이하 재단 이사진의 대국민 사과와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문중 -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임원을 선출해야합니다.
비록 이번 사건은 특정한 개인의 문제로 인해 불거졌지만 동국대학교 이사진을 둘러싼 끊임없는 갈등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종단과 종립학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뿌리 깊은 관행을 시급히 개선해야 하며, 그 출발은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관계를 떠나 능력 있는 임원을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건학이념을 충실히 구현하고 무한한 경쟁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책임 있는 임원을 선출할 수 있도록 거듭 촉구하는 바입니다.
불기2551(2007)년 7월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무차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