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립 동국대가 신정아 교수의 학력 조작 파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망신스러운 일이다. 이번 동국대의 ‘망신’은 피할 수도 있었다는 게 학교 일각의 목소리다. 2005년 임용 당시부터 적지 않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무도 학력과 관련한 ‘발언’을 강도 높게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학교측은 ‘인재’를 모시기(?) 위해 제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
때늦게 책임을 묻고 자탄을 하는 것 보다 때가 이르렀을 때 용기 있게 말하고 ‘적법한 조치’를 취하는 게 훨씬 낫다. 때를 놓치고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어리석음은 화살을 두 번 맞는 격이 아닌가. 신교수가 광주비엔날레의 총감독 직을 맡는 바람에 그의 가짜학위 문제가 온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그 전에 동국대 차원에서 해결했으면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지 못했을 것이다. 동국대가 때를 놓쳐 망신을 크게 산 것이다.
동국대는 지금이 또 다른 ‘때’에 이르렀음을 알아야 한다. 이사회의 갈등구조를 일소하고 학교측의 소극적인 대응을 적극적인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잘못은 참회하고 책임질 자리에 있는 사람은 용기 있게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인사채용 시스템을 확고히 하고 어떤 경우에도 절차와 원칙을 무시하지 않도록 단단한 각오를 해야 한다.
오영교 총장의 의욕적인 쇄신 정책과 로스쿨 시행을 대비한 각종 준비활동 등으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동국대가 불명예스러운 일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은 유감스럽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작은 것에 이끌려 탈피해야 할 때를 놓치지 말고 큰 그림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