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정부를 상대로 국립공원내 사찰 소유 토지 사용에 대한 보상금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전통사찰 경내지를 관리하는 것의 위헌성도 따지기로 했다.
조계종과 정부가 상당한 긴장관계로 빠져들고 있다. 올 연초부터 공원입장료 징수가 폐지되고 문화재관람료의 징수와 관련한 문제를 푸는데 종단과 정부의 손발이 어긋난 결과다. 공원입장료 폐지 이후 6개월간 문화재관람료 문제에 대해 정부와 조계종, 환경단체가 묘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갈등으로 번졌다.
조계종이 강경수로 정부를 압박하는 형국인데, 사찰 소유 토지의 사용에 대한 권리주장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종교라는 신성한 범위를 침해한 관계법과 그간의 관례들을 근본적으로 고쳐놓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 가운데 사찰 소유의 토지는 8%에 가깝다. 이 수치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공원 내 탐방객이 즐겨 찾는 곳 내지는 주요 탐방로가 대부분 사찰 소유 토지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풍치지구 뿐 아니라 국보 17점과 보물 61점을 포함한 주요 문화재도 대부분 사찰 경내에 소재한다.
문화재관람료 관련 문제에 있어, 정부는 기본적으로 사찰의 공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지금 조계종이 강경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재산권 주장’이 아니라 바로 공적가치에 합당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정부와 환경단체는 바로 이 수를 잘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