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제루는 유령건물입니까? 휴휴정사는 왜 불법건물이어야 합니까? 현재의 전통사찰보존법과 개발제한구역들은 불법행위자와 무허가 건물을 양성하는 요인입니다.”

현행 사찰제도의 문제와 개선법에 대해 선찰대본산 범어사(주지 대성)와 박승환 의원(한나라당)은 6월 29일 오후 2시 설법전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이 주장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윤석환 교수(동서대 건축공학과)는 “현재의 전통사찰보존법은 사찰이 종교인의 주거장소이며 신앙의 자유를 구가하는 국민의 활동공간임을 간과하고 문화유산 보존이란 점만 강조하여 박제화 된 전시공간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과도한 규제로 종교의 자유 뿐 아니라 수도승의 인간다운 삶과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교수는 “전통사찰보존법은 사찰의 역사적 유물에 중점을 두고 있어 민족문화를 향상하고 전통문화 계승발전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건축물대장’과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물관리대장’에 기록된 현황이 달라 혼란을 겪고 있으니 이원화된 건축물대장을 일제히 정비하고 화장실, 세면실, 샤워실, 공양간등 기타 기초 생활시설 및 위생시설에 대한 추가, 그리고 범어사 내에 있는 암자들은 목조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화재를 대비하는 소방 도로 개설을 제안했다.

이어 지정 토론에 나선 범산 스님(범어사 총무국장)은 “전통사찰은 한국불교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서 수행과 포교의 도량이다”며 “문화적 공간이자 국민정신 계도를 위한 공익적 편의 시설이므로 고유의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훈택 팀장(건설교통부 도시환경과)은 “정부에서도 전통사찰보존을 위한 규제완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개발제한구역 훼손부담금은 주민생업을 제외하고 도로․ 철도등 공공시설, 사회복지시설, 학교, 종교시설 등 모든 시설에 예외 없이 부과하고 있어 형평성을 고려할 때 전통사찰만 면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 팀장은 “진입도로 및 소방도로 확충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주변 자연환경의 훼손이 예상 되므로 최소한의 훼손으로 도시계획도로를 설치하여야 한다”며 “개발제한구역의 규제완화는 부동산 투기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므로 신중하고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