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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불교TV에 각각 1억씩을 기부한 부산 영일암 주지 현응 스님을 6월 20일 만났다. 기자와의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하던 현응 스님은 “큰스님들께 누가 될까 걱정”이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영일암 주변이 관광단지로 조성되면서 지급된 보상금의 바른 회향처를 고심했다”며 “건물불사 보다는 불교의 과제인 인재양성, 포교 그리고 복지에 모두 회향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회향의 계기를 설명했다.
현응 스님의 회향은 단지 관광단지 조성이란 갑작스러운 행운만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15년 동안 매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해 인재불사에 힘을 보탰고 불우이웃돕기와 환자를 위한 치료비 등도 꾸준히 모금했다.
“학생들이 어렵게 찾아오는 것이 걱정돼 수여식도 하지 않아 얼굴도 연락처도 모르는 학생이 대부분”이라는 스님은 “제가 바라는 것은 그 사람들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정직․근면하게 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25년 된 허름한 가사, 굵은 실로 엮은 고무신과 양말, 작은 책상 하나가 세간의 전부인 스님의 방은 3평 정도의 크기에 전기불도 잘 들어오지 않아 어둡다.
“제주도나 해외 성지 순례도 한번 가본 적이 없다”는 스님은 “핸드폰, 자가용, 컴퓨터 그리고 신용카드 같은 것이 없어도 부처님의 가르침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법보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현응 스님은 “책은 뗏목과 같아서 강을 건너고 나면 짊어지고 갈 필요가 없는 것 처럼, 책도 다 읽고 나면 간직할 필요가 없다”며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성장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쓰이면 된다”고 말했다.
“술에 취하면 깨어나지만 탐욕에 취하면 깨어나지 못한다”고 경계하는 스님은 “탐진치를 버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라고 회향의 삶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