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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찰에 미국인 행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국 행자들과 언어소통의 거의 불가능했던 이 행자는 시키는 일마다 ‘Why(왜)’라고 물었습니다. 미국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결국 이 행자는 한국인 행자들과의 불화로 다른 사찰로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6월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분과회의실. 외국인 스님 수행사찰 관계자들과 교육원, 포교원, 총무원 사회부, 중앙종회 사무처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외국인 스님 지원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에서는 날로 늘어나는 외국인 스님들을 위해 종단 차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외국인 교과안거 교수사인 미산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언어소통을 문제를 지적하며 “출가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6개월 정도 언어교육을 시킨 뒤 능력과 근기에 맞게 기본교육기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전 무상사 주지 무심 스님은 비자 문제와 의료보험증 발급 문제 등을 거론하며 “서울 화계사 등지에 외국인 행자 및 스님들 지원과 관리를 위한 사무국을 개설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화계사 총무 수암 스님은 “외국인 사미ㆍ사미니가 이수해야 할 8안거 중 한 철이라도 공동집체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제안했고, 사회국장 혜용 스님은 “외국인 수행자에 대한 관리주체부터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는 외국인 수행자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령 제정 및 입법화까지 논의됐으나 중앙종회 사무처장 주경 스님의 제안대로 우선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중앙종회 관계자와 외국인 스님 수행사찰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외국인 수행자를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