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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녀천명대모귀(石女天明戴帽歸)로다
나무사람 한밤중에 신을 신고 가더니
돌여자가 새벽에 모자를 쓰고 오네.
대중들은 아시는가?
안다고 하면 망상이요, 모른다고 하면 목석(木石)이니.
어행수탁(魚行水濁)하고 조비모락(鳥飛毛落)이니다.
고기가 움직이면 물이 흐려지고
새가 날면 털이 떨어지느니라.
오늘 결제한 총림대중 가운데는 초참자(初參者)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가 발심출가해 일대사(一大事)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안을 참구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일대사는 무엇인가?
나고 죽는 생사대사(生死大事)인 것입니다.
생사는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으니, 숨을 들여 쉬고 내쉬는 것은 소생사(小生死)요, 잠들고 잠깨는 것은 중생사(中生死)며, 나고 죽는 것은 대생사(大生死)입니다.
우리 중생은 숨 들여 쉴 때와 내쉴 때 생각이 다르고, 또한 잠드는 것도 모르고 잠깨는 것도 모르며, 태어날 때 어디서 왔는지 죽을 때 어디로 가는지 아무것도 모르니, 술에 취해서 살다가 꿈속에서 죽는 ‘취생몽사(醉生夢死)’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천성(千聖)의 궤도(軌道)인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부지런히 닦아야 합니다.
고인(古人)께서 말씀하시기를, 계(戒)는 그릇됨을 마고 악을 그치게 하여 삼악도(三惡道)를 면하게 하며, 정(定)은 진리와 하나 되어 산란함을 거두어들여 육욕(六欲)에서 벗어나게 하며, 혜(慧)는 법(法)을 알기를 공(空)으로 보아 묘하게 생사를 벗어나게 한다고 말씀하셨으며, 마음자리에 그릇됨이 없는 것이 자성계(自性戒)이고, 마음자리에 산란함이 없는 것이 자성정(自性定)이며, 마음자리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자성혜(自性慧)라 하셨습니다.
따라서 대중들은 계정혜를 바탕으로 공안을 참구하면 머지않아 견성해서 생사를 해탈할 것입니다.
무계수행(無戒修行)은 공중누(空中樓)요
무정구혜(無定求慧)는 니중월(泥中月)이니
원수삼학(圓修三學)하야 여정족(如鼎足)하면
무위진인(無爲眞人)의 대장부(大丈夫)리라
계행 없는 공부는 허공에 누각을 짓는 것이요
정을 닦지 않고 혜를 구하는 것은 진흙 속에서 달을 찾는 것이니,
삼학을 원만히 닦아서 솥의 발과 같이하면
함이 없는 참사람 대중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