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영화는 어렵고 따분하다? 영상의 시대에 영화를 통한 포교의 가능성을 짚어보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선문화학회(회장 이평래)는 5월 18일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불교영화의 대중성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정재형 교수(동국대)는 ‘영화 속의 불교정신과 현대성’이란 발표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이 불자뿐 아니라 전 중생에게 파급되듯, 불교영화 역시 대중을 상대로 전개되어야 한다”며 “그동안 불교를 표방하고 제작된 영화가 오히려 지나친 엄숙성이나 종교성으로 대중들의 접근을 방해한 경우가 있지 않았나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정 교수는 “앞으로 불교영화의 과제는 생산이 아니라 해석에 그 과제가 있다”며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를 생산하는 것보다, 영화를 얼마나 불교적인 입장에서 해석해내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불교 안에서 타종교적 성격을 읽고, 타종교 안에서도 불교를 읽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불교는 보편적 진리와 믿음으로서 대중들에게 희망의 언어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영화의 대중적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문관규씨(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는 “불교영화가 다른 종교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 편수가 높은 것은 소재원의 다양화와 장르혼합의 유연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씨는 종교영화로서 불교영화가 대중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달마야 놀자’ 같은 장르 혼합으로 대중성 획득 △임권택ㆍ김기덕 감독 같은 유명 감독의 인지도와 작가주의의 접목 △ <화엄경> <만다라> 등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화라는 세 가지 흥행인자를 통해 대중성을 확대해 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명혁 교수(국민대)가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철학화 선사상의 유사성을, 신양섭 연구원(연세대 미디어아트 연구소)이 영화 매트릭스에 나타난 불교사상을, 불교전문번역가 진우기씨가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 나타난 불교사상을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