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經
원담 스님 시집
개미/7000원
세상에 경전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우주 삼라만상에 부처님 아닌 것이 없으니 삼라만상이 모두 경전인 것이다. 좋은 사람도 미운 사람도 다 내게 뭔가를 일깨워 주는 경전이지만, 그것을 가르침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애증의 대상으로 뿐이다. ‘간택심’을 버리고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부처님이고 경전이다.
시를 쓰는 비구니 스님의 눈에 세상의 사물들과 현상들이 경전으로 들어 왔다.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하여 한 권의 시집이 됐으니 그 시집 역시 아름다운 경전이다. 경남 의령 유학사에서 수행과 포교에 정진하고 있는 원담 스님의 시작(詩作)은 세상이라는 경전을 읽는 숭고한 자세에서 비롯된다. 두 번째 시집으로 상재한 <살구나무經>이 그 증거물이다.
1부에서 4부까지로 나누어진 작품들의 테마는 살구나무경, 중생경, 마음경, 산중경이다. 테마만으로도 그 안에 수록된 명징하고 숭고한 언어들이 짐작되지 않는가? 중생으로서의 고통과 수행자로서의 고뇌 등이 깊은 사색과 통찰의 ‘힘’으로 풀어져 나와 하나의 경전을 이룬 것이다.